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을 해 보니 제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여덟달만에 낳은 아이를 일컫는 ‘팔삭동’에서 어원이 비롯됐다고 나온다. ‘좀 모자란 사람’.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 이 단어는 ‘마누라 자랑하는 사람은 팔불출’. ‘자식자랑하는 것은 팔불출’이라는 식의 관용어구처럼 주로 쓰인다.
겸손을 미덕으로 하는 우리 문화의 특성상 ‘팔불출’이라는 말이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와 자식에 대한 자랑은 곧 ‘타인에게 자신을 자랑하는 것’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누군가의 ‘아내와 자식 자랑’은 고금을 막론하고 겸손의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한편 불편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 같다.
서론이 길었지만 요즘 가요계에도 ‘팔불출’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제작자가 있다. 언론을 통해 ‘자기 회사의 가수들이 최고’임을 내세우는 제작자 A가 그 주인공이다. A는 언론에 자신이 키우는 가수에 대해 ‘천재’.‘물건’이라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심어왔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는 “미국 현지의 거물 프로듀서들이 우리 가수들에 대해 미국시장에 당장 데뷔시켜도 손색없다는 말을 했다”고 하는가하면 하반기 줄줄이 복귀를 하는 자신의 가수들을 염두에 둔 듯 “상반기 한국 가요시장에서 제대로 된 히트곡이 없었다”는 등의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A의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올 상반기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그래도 내 할일은 했다’고 뿌듯하게 여길 여러 가수와 제작자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얘기도 된다.
자기가 발굴하고 제작하는 가수에게 애정을 갖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A의 경우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경쟁사의 가수들을 좋아하는 팬들은 물론 자신의 회사 가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팬들조차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 팬들 사이에서는 “A만 가만히 있으면 우리가 응원하는 가수들 이미지가 나빠지지는 않을텐데”라는 푸념섞인 한탄도 나온다.
A가 키우는 가수 중에는 실제로 대단한 실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 가요관계자들은 물론 대중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A가 궂이 ‘내 가수들이 최고’라는 이미지 메이킹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A는 제작자로서 자기가 보유한 가수들의 이름값에 걸맞는 퀄리티높은 노래를 제작하면 된다. 제작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면 되지 ‘언론 플레이’로 자꾸 자기 식구들을 최고라고 내세우면 ‘팔불출’처럼 여겨질 수 밖에 없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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