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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소재 ·탄탄한 스토리 ‘맛깔나네’ 형사役 김강우 물오른 연기 ‘눈길 끄네’

누군가의 물건에 손을 대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 내는 능력을 뜻하는 사이코메트리. 영화 ‘사이코메트리’는 일종의 초능력인 사이코메트리를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다. 다소 생경한 용어지만 사이코메트리는 영국과 미국에서 범죄 현장에서 범인이나 피해자 등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종종 활용되기도 한다.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동 유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라는 설정은 극을 끝까지 탄탄하게 받쳐 주는 뼈대로 영화는 흥미로운 소재를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에 잘 담아 버무린다. 연쇄 아동 유괴 사건의 범인을 잡으려는 다혈질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김강우)과 사건의 단서를 그라피티로 남기는 사이코메트리 김준(김범)의 상반된 캐릭터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전작 영화 ‘평행이론’으로 참신한 소재를 통찰력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던 권호영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장기를 유감 없이 발휘해 독특하고 경쾌한 스릴러물을 만들었다. 원치 않는 사이코메트리라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 갈등하는 준의 심리도 설득력 있게 표현된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트라우마를 공통적으로 지닌 춘동과 준의 드라마를 풀어 가는 부분에서는 다소 전형적이고 진부한 대목도 있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것은 배우 김강우의 재발견이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지만 작품의 무게에 눌린 듯한 인상을 줬던 그는 영화에서 유들유들하면서도 정의감 있는 형사 역을 맛깔나게 연기하며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한국 영화에서 수많은 형사 캐릭터가 등장했지만 그는 날렵하면서도 코믹한 형사 양춘동을 입체적으로 그려 냈다. 영화 ‘돈의 맛’ 이후 자신의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하다. 한편 TV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스타덤에 오른 뒤 스크린에서는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청춘스타 김범은 이번 작품에서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반적으로 신선한 소재를 먹기 좋게 요리한 솜씨는 돋보인다. 하지만 좀더 깊이감 있고 풍부한 이야기가 변주되지 못하면서 평범하고 전형적인 스릴러에 머물렀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평면적이기는 하지만 두 시간 동안 극을 따라가면서 크게 감정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고 쉽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팝콘 영화’로서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7일 개봉.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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