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방송 2회 만에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만화가 강경옥은 20일 자신의 블로글르 통해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가 자신이 연재 중인 만화 ‘설희’의 내용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별그대’는 광해군일기에 기록된 한 이상현상을 모티브로 한다. 광해군일기에는 1609년 하늘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나타나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빛을 내며 날아다녔다는 내용이 나온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유성이나 UFO로 보일 법한 내용이다.
만화 ‘설희’ 역시 400여년 전 광해군일기에 실린 이상현상을 모티브로 출발한 작품이다. 외계인에게 납치된 뒤 치료를 받아 젊은 모습으로 400년 이상을 살아온 주인공이 전생의 인연을 찾아 한국으로 돌아왔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인연이 닿은 미국의 유명 톱스타가 설희에게 연심을 품기도 한다.
’설희’와 ‘별그대’ 두 작품은 이 기록을 근거로 조선시대에 UFO가 한반도를 찾아왔다는 상상에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별그대’에서는 이 때 찾아온 외계인이 젊은 모습 그대로 400여년을 살아오면서 과거의 인연과 똑같이 생긴 현대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두 작품의 모티브가 된 광해군일기 내용.
”간성군에서 8월 25일 오전 9시 즈음에 푸른 하늘에 쨍쨍하게 태양이 비치었고 사방에는 한 점의 구름도 없었는데, 우레 소리가 나면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해 갈 즈음에 사람들이 모두 우러러 보니, 푸른 하늘에서 연기처럼 생긴 것이 두 곳에서 조금씩 나왔습니다. 형체는 햇무리와 같았고 움직이다가 한참 만에 멈추었으며, 우레 소리가 마치 북소리처럼 났습니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 1년 9월 25일)“
“원주목에서는 8월 25일 사시 대낮에 붉은 색으로 베처럼 생긴 것이 길게 흘러 남쪽에서 북쪽으로 갔는데, 천둥소리가 크게 나다가 잠시 뒤에 그쳤습니다.”
“강릉부에서는 8월 25일 사시에 해가 환하고 맑았는데, 갑자기 어떤 물건이 하늘에 나타나 작은 소리를 냈습니다. 형체는 큰 호리병과 같은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컸으며, 하늘 한가운데서부터 북방을 향하면서 마치 땅에 추락할 듯하였습니다. 아래로 떨어질 때 그 형상이 점차 커져 3, 4장(丈) 정도였는데, 그 색은 매우 붉었고, 지나간 곳에는 연이어 흰 기운이 생겼다가 한참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사라진 뒤에는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천지(天地)를 진동했습니다.”
“춘천부에서는 8월 25일 날씨가 청명하고 단지 동남쪽 하늘 사이에 조그만 구름이 잠시 나왔는데, 오시에 화광(火光)이 있었습니다. 모양은 큰 동이와 같았는데, 동남쪽에서 생겨나 북쪽을 향해 흘러갔습니다. 매우 크고 빠르기는 화살 같았는데 한참 뒤에 불처럼 생긴 것이 점차 소멸되고, 청백(靑白)의 연기가 팽창되듯 생겨나 곡선으로 나부끼며 한참 동안 흩어지지 않았습니다. 얼마 있다가 우레와 북 같은 소리가 천지를 진동시키다가 멈추었습니다.”
“선천군(평안북도 서부에 있는 군)에서 오시에 날이 맑게 개어 엷은 구름의 자취조차 없었는데, 동쪽 하늘 끝에서 갑자기 포를 쏘는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올려다보니, 하늘의 꼴단처럼 생긴 불덩어리가 하늘가로 떨어져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불덩어리가 지나간 곳은 하늘의 문이 활짝 열려 폭포와 같은 형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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