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이는 겉으로는 순수하고 멍해 보여도 남자답고 우직한 외유내강 스타일인 것 같아요. 저도 평범하지만 한 가지에 꽂히면 몰두하는 집중력이 있는 편이거든요. 연애할 때도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지만 한번에 두 가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연기를 시작한 이후엔 연애를 한번도 못 했어요(웃음). 아, 그런데 저 신발끈도 잘 묶고 택이처럼 뭐든지 챙겨 줘야 하는 남자는 아니에요.”
“저도 대본을 보고 비로소 알았어요. 감독님도 한 명이 주연이 아니니까 연연해하지 말라고 하셨고 저도 연기에만 몰두했는데 막상 남편이라니 놀랍고 감사했죠.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정환이가 남편인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덕선을 향한 택의 마음은 일편단심이었다고 생각해요.”
데뷔 이후 키스신이 처음이었다는 그는 화제를 모은 베이징 호텔 키스신에 대해 “잡지나 다른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남자가 리드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고 그대로 했는데 좀 쑥스러웠다. 그래도 나도 남자다”라면서 꽤 어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10살, 9살 차이 나는 누나와 형을 둔 박보검은 늦둥이로 집안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에게 “정직하고 분명하면 떳떳하고 당당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란 그는 인성이 바른 것으로 업계에 소문이 자자하다.
“아버지께서 늘 10빼기 1은 0이다. 즉 10번 잘하다가 한번 못하면 소용없으니 언제 어디서든 겸손하라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어요. 그래서 늘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합니다.”
처음에 가수를 꿈꿨던 그는 2AM의 ‘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기획사에 돌렸고 모든 회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는 “그때는 절실해서 기도를 많이 했다”면서 웃었다. 현재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에 재학 중인 그는 나중에 뮤지컬에 도전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연기는 기획사의 권유로 시작했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뒤 드라마 ‘각시탈’, ‘참 좋은 시절’, ‘내일도 칸타빌레’와 영화 ‘명량’ 등에 꾸준히 출연했다. 모두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배우는 것이 많아 좋다는 ‘긍정 청년’이다. 세간에 나도는 ‘응답하라의 저주’라는 말처럼 이 드라마가 배출한 스타들이 모두 잘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인기보다 연기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스타가 되기보다는 많은 분께 힐링과 감동을 주고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것이 올해 제 목표예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