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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영향력 줄고… V앱·쇼케이스·길거리공연 성황

10대와 20대의 젊은층을 주 팬층으로 하는 아이돌 산업은 트렌드의 변화에 그만큼 민감하다. 스마트폰과 1인 미디어가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아이돌 그룹들의 활동 전략도 최근 몇년 새 확 달라졌다.

9일 베일을 벗은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인 NCT의 유닛 NCT U는 이날 네이버 ‘V앱’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한 뒤 처음으로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V앱을 통해 마련한 것이다.

V앱이 론칭한 것은 지난해 8월 1일로 아직 1년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아이돌 팬들에게 V앱을 통한 가수들의 컴백 또는 데뷔는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요즘 웬만한 아이돌들은 컴백 전후한 시기에 V앱 방송을 거친다. V앱으로 쇼케이스 전체를 생중계하기도 하고 직접 무대를 선보이지 않더라도 새 앨범에 대한 얘기를 팬들과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다. 활동 중에도 일반 방송에서보다 좀 더 진솔한 생활 속 모습들을 V앱을 통해 내비친다.

‘아프리카TV’ 등 1인 방송 같은 새로운 매체들을 통해 일반인도 콘텐츠만 있다면 웬만한 연예인이 부럽지 않은 스타가 되는 시대가 됐다. 이런 시대에 아이돌 팬들 역시 먼 발치에서만 바라보는 스타보다 내 옆의 아이돌을 추구한다.

V앱은 네이버가 인터넷 방송만의 매력과 네이버의 막강한 영향력을 결합해 만든 플랫폼이다. 팬들이 댓글로 전하는 말들에 아이돌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그만큼 스타와 팬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지난해 8월 1일 V앱은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보이그룹 위너와 아이콘의 동시 생방송으로 첫 방송을 시작하며 화제가 됐다. 이후 방탄소년단, 빅뱅, AOA, 에이핑크 등 최고의 인기 아이돌들이 속속 채널을 개설하며 급속도로 커졌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타운이라는 채널로 합류했다.

아이돌의 새로운 활동 영역은 V앱만이 아니다. 컴백과 동시에 쇼케이스를 여는 경우도 어느덧 일반화됐다. 예전에는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을 통한 컴백 첫 무대 공개가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쇼케이스 현장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방송 출연보다 며칠 앞서 팬들과 만난다.

쇼케이스 등을 통해 첫 무대가 공개되기 때문에 방송에서의 ‘첫 무대’는 전보다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지상파 방송의 정규 프로그램에서 무대가 정교한 데다 특정 팬층을 넘어선 시청자들에게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방송 무대를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예능 프로그램이나 방송 무대를 벗어나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것도 새로운 트렌드다. 지난달 신곡 Liar Liar를 발표하고 활동 중인 오마이걸은 지난 2일 서울 홍대와 명동의 길거리에서 게릴라콘서트를 열었다.

게릴라콘서트 직후 팬들은 재빨리 유튜브 등에 직캠을 올리고 공유했다. 한번의 짧은 공연에 올라온 영상이 수백건에 달한다. 정규 방송을 통하지 않았지만 홍보 효과가 톡톡했다.

2세대 아이돌이 막 등장하던 시기까지만 해도 주로 방송을 통한 일방통행식의 소통이 스타와 팬 사이에 있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이제는 아이돌들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고 공감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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