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아의 엄마는 배 속에 있을 때 태아검사에서 90%의 장애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레아를 낳았다. 예견된 현실 속에서 레아는 안면장애와 심장질환으로 태어나자마자 많은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자라면서도 어깨와 목이 붙어 있는 안면장애로 지속적인 성형수술이 필요하며, 저신장증으로 조금이라도 키가 커지기 위해 매일 성장호르몬 주사도 맞아야 한다.
문제는 막대한 치료비 부담이다. 부모님과 형제들까지 모두 여섯 식구가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고 있는 상황. 아빠는 일용직 일을 하며 레아의 치료비에 보태려 하지만 일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다. 그저 보통의 아이들처럼 뛰어놀고, 친구들과 다투다 화해하고, 좋아하는 남자 친구가 생겨서 가슴앓이하는 평범한 삶도 레아에게는 너무도 사치스럽기만 하다. 조금은 다른 삶에 가슴 기울여 보는 시간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