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실이 세상을 떠난 지 8년, 그 딸을 가슴에 묻은 채 혼자 손주를 지극 정성으로 길러온 ‘진실이 엄마’ 정옥숙 씨의 고백이 다시금 시청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1일 밤 방송된 MBC TV ‘휴먼다큐 사랑-진실이 엄마 Ⅱ’에서는 꿋꿋하게 손주를 돌보는 정 씨의 사랑과 사춘기에 접어든 환희, 준희의 성장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다큐는 2011년 방송돼 화제를 뿌린 ‘휴먼다큐 사랑-진실이 엄마’의 후속작이다.
4년이 지난 뒤 최진실의 아들 환희는 15살 과묵한 중학생이 됐고, 딸 준희는 재기 발랄한 13살 소녀로 방송에 등장했다.
환희는 “할머니가 엉덩이가 헐도록 공부시킨 덕에” 제주도 국제학교에 진학했지만, 노는 것이 마냥 좋은 준희는 공부에 있어서만큼은 정 씨의 애물단지다.
아빠인 고(故) 조성민을 쏙 빼닮은 환희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만, 할머니의 반대에도 연예인을 꿈꾼다.
가수가 되고 싶다 말하던 준희는 이제 그 꿈은 접었지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남자 친구의 반응에 일희일비한다.
아이들은 오로지 공부만 강조하는 할머니에게 “할머니는 요즘 청춘을 모른다”거나 “할머니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재작년 최진실과 함께 살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집으로 돌아온 정옥숙 씨와 준희는 그러다 보니 날마다 전쟁이다.
방송은 자신을 위해서는 만 원도 쓸 생각도 없고, 아이들을 잘 키워내는 것만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하는 정씨와 쾌활한 것 같으면서도 온기 없는 집에서 쓸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준희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준희는 악성 댓글 공격을 받은 일들을 언급하면서 “엄마도 그 댓글들을 참기 어려워서 그런(세상을 떠난) 건데 저는 얼마나 더 힘들겠느냐”고 말하거나, “왜 이렇게 다들 한 명씩 떠나가지, 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씁쓸함을 자아냈다.
정씨는 준희가 한국에서 더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미국 유학까지 고려하지만 간단치 않은 일임을 깨닫고, 결국 준희 의사를 존중해 김천의 고모네로 보낸다.
이날 최진실, 최진영 남매를 차례로 떠나보낸 정 씨의 가슴 절절한 고백은 사람들이 눈물을 훔치게 했다.
정 씨는 “사랑하는 딸을 보내놓고서는 내가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지,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면서 “진영이까지 (하늘나라로) 갔을 때는 도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천벌을 내리나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휴먼다큐 사랑-진실이 엄마 Ⅱ’는 6.4%(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방영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는 5.1%, SBS TV 예능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3.4%를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