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고 보는 박신양이었다. 첫 방송부터 검사, 노숙자, 소매치기범까지 명품 연기력으로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성공적인 첫 포문을 연 박신양은 부진을 이어오던 KBS 월화극에 숨통을 트여줄 단비 같은 존재였다.
28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는 검사 조들호(박신양)가 한순간에 노숙자로 몰락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잘 나가는 검사 조들호는 정회장(정원중 분)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그로부터 3년 후 조들호는 노숙자로 전락했다. 방송 말미에는 조들호가 3년 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변호사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 속에서 가장 빛난 것은 역시 배우 박신양이었다. 지난 2011년 SBS 드라마 ‘싸인’이후 약 5년 여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그는 다양한 역할 변화에도 흐트러짐 없는 연기력으로 1시간 내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박신양은 검사와 노숙자라는 극과 극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고, 방송 후 SNS에는 ‘역시 갓신양’, ‘믿고 보는 배우’ 라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시청자들의 호평은 좋은 결과로도 이어졌다. 시청률 10.1%로 지상파 3사 동시간대 시청률 2위를 기록한 것. 이날 함께 첫방송된 SBS ‘대박’은 시청률 11.8%로 1위에 올랐고, MBC ‘몬스터’는 7.3%를 기록했다.
2위지만 결코 아쉽지 않은 성적이다. 우선 KBS는 1년 2개월 만에 월화극 두 자릿수 시청률을 찍는 쾌거를 이뤘다. 앞서 KBS는 ‘블러드’, ‘발칙하게 고고’, ‘무림학교’, ‘베이비시터’ 등 연이은 월화드라마 흥행 실패로 쓴 맛을 맛봤다.
월화극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진 KBS가 동시간대 최하위를 벗어난 것과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힐러’ 이후 처음이다. 또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첫방 시청률 10.1%는 전작대비(단편 4부작 베이비시터 마지막회) 시청률 6.6% 상승한 수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KBS는 ‘태양의 후예’로 이미 수목극 강자로 자리 잡았다. 극심한 부진이 계속됐던 KBS 월화극에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심폐소생술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동네변호사 조들호’ 2회는 오는 29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