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본인을 피해자 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이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제발 제발 읽어주세요”라는 청원을 게시했다.
성남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또래 아동 상습 성추행 의혹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까지 올라오며 일파만파 커진 것. 청원인은 글에서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해본 결과 제 딸이 진술했던 장소와 상황 등 모든 정황이 아이의 진술과 똑같이 그대로 찍혀있는 것을 원장, 담임 두 명, CCTV 관리자, 저희 부부가 한자리에 모여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위 사건의 가해자 부모, 가해자 아이, 가해자와 동참해 피해자를 둘러싼 3명의 아이들, 아이의 고통을 무시해버리고 무마하려 한 어린이집 원장과 선생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면서 “아동 인권에 관련된 처벌의 수위를 높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인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글을 게시했다. 피해자의 부모는 ‘딸 아이가 성남 모 어린이집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5세 딸 아이가 지난 4일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제게 털어놨다”고 밝혔다.
글쓴이에 따르면 피해자는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또래 남아로부터 항문 등 신체 주요부위에 대한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 이 같은 사건은 교사가 있는 어린이집 내에서도 벌어졌다는 게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글쓴이는 다른 아동들로부터 실제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가담했다는 증언을 받았으며, 병원에서 신체 주요부위에 염증이 생겼다는 소견서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글과 청원글 등은 2일 새벽 삭제된 상태다. 피해자의 부모는 이날 새벽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남 아이 엄마예요. 글이 계속 잘려서 이미지로 올려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제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저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은 싹 다 전부 내렸다.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위해 올린 것이니 다시 용기 내 글 올리러 왔다”고 적었다. 이어 법적 대응을 결심한 듯 “제 딸 제가 지키겠습니다. 유능한 변호사를 곧 뵐 거 같다”고 썼다.
가해자 측 부모는 “문제 행동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대응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