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br>위키피디아
조선인 강제노동 해석, “조선인 강제노역 인정 아냐” 한국-일본 해석 다르다? 입장보니

‘조선인 강제노역 인정’

일본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운데, ‘조선인 강제노역’이 주석과 연계되는 방식으로 반영됐다. 그러나 일본 측에서 강제노동을 부인하는 언급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5일(현지시간) 독일 본 월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규슈-야마구치와 관련 지역’에 대한 심사결과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일은 등재 과정에서 23개 시설 가운데 7개 시설에서의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의 반영을 놓고 치열하게 다퉜지만 막판에 극적 합의를 도출, 한일을 포함한 전체 21개 세계유산위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등재안이 통과됐다.

이날 일본 정부대표단은 위원국을 상대로 한 발언에서 영어로 “Japan is prepared to take measures that allow an understanding that there were a large number of Koreans and others who were brought against their will and forced to work under harsh conditions in the 1940s at some of the sites,and that,during World War II,the Government of Japan also implemented its policy of requisition”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비공식 번역문을 통해 “일본은 1940년대에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노역을 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은 정보센터 설립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이코모스가 권고한) 해석전략에 포함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노역했다는 점을 일본 정부가 최초로 국제사회에 공식 언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세계유산 등재가 결정된 자국 산업혁명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동’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5일 일본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시설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직후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토 구니(佐藤地) 주유네스코 대사의 발언에 대해 “강제노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일본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사토 대사는 등재 결정과 관련해 세계유산위 위원국들을 상대로 읽은 성명에서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forced to work’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양국이 자국 국민에게 내 놓은 해석에 미묘한 차이가 존재했다.

한국은 ‘강제 노역’으로 해석한 반면 일본은 일어판 번역문에서 수동형으로 ‘일하게 됐다’는 표현을 사용, ‘강제성’을 흐렸다.

한국은 세계유산위 회의에서의 입장 표명 기회에 ‘강제노동’의 의미를 명확히 담은 ‘forced labour’라는 표현을 쓰려 했으나 결국 한일간 절충에 따라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어 한일간 청구권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한국 정부는 이번 발언(forced to work 등)을 일한간 청구권의 맥락에서 이용할 의도는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이날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의사에 반해’,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로 노역’ 등 이 두 가지 표현은 누가 보더라도 강제노동으로 당연히 해석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제공

뉴스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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