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기존 연구처럼 감염력과 치사율에 변화를 줄 정도로 성질이 바뀐 변종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긴 기존 바이러스와 차이를 보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투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메르스 진단을 받았던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객담 등의 검체를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spike glycoprotein) 유전자를 분석했고, 그 결과 전체 당단백질 8개에서 염기 변이가 이뤄졌다. 이중 4개는 아미노산 변이가 관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만 변이 정도가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다른 것으로 국민들이 크게 우려하는 변종(8% 이상 염기서열 차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변이가 메르스의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앞서 전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독 한국에서만 빠른 확산세를 보이며 메르스 바이러스가 강해졌거나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사우디 바이러스와 차이를 보인 것은 맞다”면서도 “국민들이 우려할 수 있는 변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자의 변이와 질병 양상의 관계를 파악하려면 더욱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사진 = 서울신문DB (메르스 바이러스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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