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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블락비가 태국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도마 위에 올랐다.

블락비는 인터넷에 공개된 인터뷰 영상에서 태국 홍수 사태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으로 마음의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 가진 게 돈 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이어 멤버들은 “얼마?” “7천원” 등의 말을 하며 ‘낄낄’대 네티즌의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블락비
소속사인 브랜뉴스타덤이 멤버별 사과문을 내고 리더는 사죄의 뜻으로 ‘삭발’을 했지만 일부 네티즌은 ‘활동 중단’ ‘퇴출’을 거론했고 다음 아고라에는 ‘태국 국민들 죄송합니다’란 주제로 서명 운동도 일었다.

가요계는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K팝의 세계화가 가속화된 상황에서 너도나도 아이돌 그룹 육성에 뛰어들며 불거진 부작용의 단면이라는 해석이다.

또 중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 이는 ‘반한(反韓)’ 정서에 불을 지필 사건으로 ‘수준 미달’ 그룹들이 대거 양산될 경우 K팝 한류를 저해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급조된 아이돌, K팝 한류 걸림돌” = 블락비는 평소 대중음악계 현안에 쓴소리를 낸 가수 조PD가 키운 그룹으로 조PD 역시 이번 사태로 구설에 올랐다. 또 멤버들이 시종일관 장난으로 일관한 인터뷰 현장에서 기획사 관계자들이 ‘컨트롤’하지 않은 점도 거론됐다.

그러나 음반제작자들은 비단 블락비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요계의 구조적인 ‘비틀림’을 지적한다.

한 음반기획사 대표는 “아이돌 그룹은 기획력과 자본력, 육성 시스템을 갖춘 대형기획사들이 주로 배출했지만 K팝 열풍이 거세지면서 수익이 나자 중소기획사들도 대거 아이돌 그룹 육성에 뛰어들었다. 돈이 되는 시장에서 빨리 수익을 내려다보니 급조된 아이돌 가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획사 이사 역시 “대표 기획사들은 인재를 발굴해 수년간 트레이닝을 시키며 인성과 자질이 부족한 연습생들을 걸러왔다”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영세한 기획사들이 재능보다 중요한 인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주입보다 현지 문화 이해해야” = 속성으로 배출된 일부 아이돌 가수들이 무분별하게 해외 진출을 할 경우 반한 정서에 불을 지필 소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요계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특히 일방향으로 ‘한국 콘텐츠가 우수하다’는 점을 주입 중인 상황에서 현지 대중문화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 수 있도록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음반기획사는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를 첫손에 꼽는다. 실제 일부 기획사는 해외 프로모션에 앞서 가수들에 대한 교육을 하기도 한다.

월드투어를 여는 비스트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지 문화, 사회 현안에 대한 정보와 각종 예절을 담은 메뉴얼을 작성해 멤버들에게 주의사항을 숙지시킨다”며 “독일에서는 나치를 연상시키는 손을 뻗치는 동작을 하면 안되고 브라질에서는 욕설의 의미인 ‘오케이’ 손동작을 하면 안 되는 등 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등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해외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현지 사정, 문화에 대한 정보는 필수”라며 “예를 들어 태국에 갈 때는 국왕에 대한 예절, 인사법, 유행하는 말 등 현지 문화와 관련해 해외 담당 직원들이 일러준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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