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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정석(32),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게 낯선 이름이었다. 두 달이 조금 넘는 짧은 기간동안 그는 그야말로 스타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그 ‘납뜩이’가 그 ‘은시경’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극과 극의 모습이었고 작품 속의 조정석은 완벽하게 캐릭터 그 자체였다.

조정석
영화 ‘건축학개론’은 MBC 수목극 ‘더킹 투하츠’가 첫 방송을 한 바로 다음 날 개봉했다. 그랬기에 대중들이 ‘은시경=납뜩이’임을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간에 요는 은시경과 납뜩이 모두 여성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는 점이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에서 자주 보던 얼굴은 아니지만 조정석은 신인이라고 부르기엔 섭섭한 감이 있는 ‘뮤지컬계의 황태자’다. 팬층도 두텁고 연기 내공도 상당하다. 뒤늦게 터진 잭팟이지만 그래서 더 감사하다는 조정석을 ‘더킹 투하츠’에서 죽자마자(?) 바로 만났다.



첫 질문은 역시나 ‘죽은 소감이 어떠냐’는 것이었다. 간밤에 은시경은 왕 이재하(이승기) 대신 총을 맞고 그의 품에서 목숨을 잃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은시경을 살려달라”, “반전결말은 은시경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며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팬들의 글이 이어졌다.

조정석은 “죽는 사람보다 남아있는 사람이 더 힘들지 않나. 아버지, 승기, 재신 등 남아서 슬퍼하는 사람들이 더 힘들고 아팠을 것”이라며 다른 배우들을 걱정했다. 이승기가 특히 아쉬워했을 것 같다고 하자 “연기가 끝난 후에도 한참을 오열하더라”며 아직 여운이 남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승기 군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특히 많았어요. 가까이서 보니 ‘국민 남동생’ 이미지 그대로더라고요. 방송에서와 똑같이 친근감 있고 밝고 매너 있고 위트 있고 진짜 그런 사람이에요. 보통 가수 출신이면 연기할 때도 ‘가수’라는 타이틀이 있잖아요. 근데 승기 군은 그게 없어질 정도로 ‘배우 이승기’ 느낌이 컸죠. 연기를 정말 잘하고 영민한 배우예요.”

누가 시킨 것처럼 칭찬들이 쏟아졌다. 사실 이승기, 하지원이라는 두 톱배우와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터. 기가 눌리지 않았냐고 묻자 “그렇지 않다. 그렇게 되면 정작 집중해야 할 부분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은시경이란 인물 자체에 최대한 몰입했다”고 담담한 어조로 답했다.

극중 은시경은 공주 이재신(이윤지)과 이뤄질 수 없는 러브라인을 그렸다. 신분의 차이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애써 숨겼던 은시경의 무뚝뚝함에 시청자들은 그를 ‘답답이’로 부르며 안타까워했다.

”사실 저도 좀 답답했어요. 서운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시경이는 자기 일에 있어서 ‘했다 쳐~’라는 게 있을 수 없는 정확한 사람이에요. 자기 신분은 근위대장인데 ‘왕족을 사랑할 수 있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납득이 안 됐겠죠. 시경이도 답답하고 싶었을까요(웃음).”

”나였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내버려두고 중국에 안 갔을 것”이라는 조정석에게 ‘평소 연애스타일이 은시경보다 납뜩이에 가깝냐’고 물었다. 한참 고민하더니 “그건 아니다. 연애할 땐 답답이 스타일인 것 같다. 여자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 연애를 잘 못하는 것 같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스포츠서울닷컴 오영경 기자 ohoh@med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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