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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인디펜던트 우먼 파트 3’로 컴백

아시아의 넘버원 걸그룹이 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갖고 2010년 데뷔한 미쓰에이. 그녀들이 15일 새 앨범 ‘인디펜던트 우먼 파트 3’를 들고 가요계에 컴백했다. 데뷔곡 ‘배드걸 굿걸’부터 ‘굿바이 베이비’, ‘터치’에 이르기까지 상처받은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이들은 제목부터 도발적인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자신의 인생과 감정에 솔직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가수‘미쓰에이’
지난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미쓰에이는 그동안 무대에 비친 강한 모습과 달리 장난기 많고 발랄했다. 멤버들은 이번 곡에 대해 “기존의 미쓰에이의 당당함을 유지하면서도 어둡고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신나고 발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사실 ‘브리드’라는 곡을 빼면 그동안 무대에서 노려보거나 ‘썩소’를 날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장난도 많이 치며 웃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안무도 손의 위치까지 맞춘 군무가 아니라 박자를 쉽게 타면서 각자의 느낌을 살리는 춤을 선보일 예정입니다.”(민)

자연히 화제는 타이틀곡 ‘남자 없이 잘 살아’로 이어졌다. 박진영 PD가 작사·작곡한 이 노래는 ‘내 돈으로 방세 다 내/ 먹고 싶은 거 사 먹고 옷도 사 입고/ 충분하진 않지만 만족할 줄 알아/ 그래서 난 나를 사랑해’라는 독특한 가사가 눈길을 끈다.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보면 남자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부모님이나 남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잘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지아)

“여자를 쉽게 보거나 노리개처럼 여기고, 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에게 보내는 경고도 담겨 있어요. 사실 요즘 살기도 어렵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잖아요. 이런 험한 세상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면서 당당하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심정을 노래했죠.”(민)

그동안 여자를 배신하고 떠난 남자들에게 경고하는 노래로 유독 여성 팬들이 많다는 미쓰에이. 미쓰에이의 민은 “비슷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이 저희 노래를 듣고 발을 차는 동작이 나오면 그렇게 속이 시원하다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혹시나 이번 곡으로 남성팬들이 떠날 걱정을 하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안 그래도 약간 걱정을 했는데, 요즘 남자들도 독립적인 여성을 좋아한다면서 가사에 공감하는 남성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말했다.

“가사처럼 남자 없이 잘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게 벌든 많이 벌든, 좋은 직업이든 아니든 내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여성분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저희 엄마도 어렸을 때 분식집을 하셨는데 늘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셨거든요. 저도 엄마를 보면서 깨달은 것이 많아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피팅 모델을 하면서 얼마 안 되지만 스스로 용돈을 벌어서 쓴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고요.”(수지)

팀의 막내이자 내년에 성년을 앞둔 수지는 이처럼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대답을 내놨다. 인터뷰 당일 고등학교 3학년인 수지가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수지는 “평범한 대학 생활을 꿈꾼 적도 있지만, 지금 대학에 가봤자 학교생활을 제대로 못 할 것 같고, 나중에 정말 열심히 해볼 생각이 생길 때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연습생 기간을 포함해 함께 생활한 지난 2년 6개월 동안 멤버들이 의견 충돌을 빚은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팀과 달리 리더가 없다는 미쓰에이는 “네 명의 멤버 모두 기가 센 편”이라면서 웃었다. 특히 중국인 멤버인 지아와 페이는 이제 한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5년 반 동안 매일 두 시간씩 꾸준히 한국어로 말하고 쓰는 연습을 한 덕분이다. 고향인 중국에서 K팝 스타인 이들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얼마 전 중국에 갔는데 40~50대인 어머니 친구들이 ‘강심장’ 같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저희에 관한 정보를 다 알고 계셔서 놀랐어요. 부탁받은 사인을 하느라 시간이 무척 걸렸죠.”(페이)

“중국의 집으로 휴가를 갔는데 어떤 중국인 팬이 저희 집 앞에서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어요. 보다 못한 어머니가 세수도 안 한 저를 깨워 집 안에서 즉석 팬미팅을 했는데 좀 쑥스럽더라고요.”(지아)

미쓰에이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도 하는 ‘연기돌’을 꿈꾼다. 최근 중국 드라마 출연이 무산됐지만 지아와 페이는 언어 문제가 해결된다면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어 한다. 영화 ‘카운트다운’에 전도연의 딸로 출연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민도 “기회가 된다면 스토리라인이 살아 있는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뭐니 뭐니 해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국민 첫사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수지를 빼놓을 수 없다. “첫 영화인데 이렇게까지 잘 돼서 너무 얼떨떨해요. 심지어 저는 처음에 대본이 재미도 없고 어디서 웃어야 할지도 몰랐거든요.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로 결정돼서 예쁘게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무대에서 늘 붙이던 속눈썹도 붙이지 않고 거의 민낯이라 위험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영화 자체가 남자들이 좋아할 내용이고, 제가 아니었더라도 누구나 인기를 얻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수지는 “제 성격이 털털하고 여성스럽지 않아서 앞으로 액션 연기나 뱀파이어 역할, 또는 치명적인 팜파탈 등 강한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로 데뷔 3년차를 맡는 미쓰에이의 목표는 무엇일까.

“저희의 색깔을 더 선명하게 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무섭지만 섹시하고 강하고 당당하고 센 언니들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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