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첫 정규 앨범 ‘지구소년’이 나오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흐른 것은 잦은 멤버 교체 탓이다. 혼란기를 거치면서 라이브 클럽과 음악 페스티벌을 전전하는 등 담금질의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태어난 앨범에는 ‘만남’ ‘이별’ ‘삶’ ‘방황’ 등 젊음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생소한 블루스록부터 모던록까지 복고적인 감성을 한껏 살린 9곡이 수록됐다. 국내에선 모던록이라 하면 델리스파이스, 언니네이발관으로 이어지는 다소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성적인 록 음악이나 과도하게 개성을 강조한 록 음악을 떠올리지만 ‘지구소년’은 다소 평범한 멜로디에 의미 있는 가사로 차별화했다. 1960~1970년대의 싸이키델릭, 블루스록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언더그라운드에서 꾸준히 팬을 늘린 덕분에 앨범에 수록된 디지털 싱글 ‘애플’은 누리꾼 사이에선 어느 정도 알려졌다. 앨범 제목인 ‘지구소년’은 메마른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누구나 거친 유년기를 그리워하는 고독한 청춘들의 이야기라는 뜻이다. 그룹 이름도 거짓과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우리가 바로 미소년이다.’라는 거짓말을 해보자는 뜻. ‘가짜!미(美)소년단’에서 개명했다. 루바토.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