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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가 도쿄돔 무대에 선 것은 3년 만. 동방신기와 결별을 선언하고 JYJ를 결성한 이들은 2010년 6월 도쿄돔 무대에 섰으나 일본 소속사였던 에이벡스와 계약 관련 소송에 휘말리면서 일본 활동이 전면 중지됐다. JYJ는 지난 1월 재판에서 승소하면서 이번 공연을 통해 본격적인 일본 활동을 재개했다.
대형 LED 화면에 그동안의 공백기를 나타내는 24552시간이 0으로 바뀌고 공연이 시작되자 5만여명의 관객은 일본어로 된 ‘어서와, JYJ’, ‘계속 함께’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관객층은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했고 대부분이 일본의 여성 팬이었지만 간간이 남성 팬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지난 2010년 발표한 첫 월드와이드앨범 ‘에이 걸’로 포문을 연 이들은 3시간여 동안 총 26곡을 라이브로 소화하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100% 일본어로 공연을 진행한 멤버들은 그룹으로서뿐만 아니라 멤버별로 개성 있는 무대를 꾸몄다. 솔로 앨범을 발표한 준수와 재중은 각각 강렬한 댄스 음악과 거친 록발라드 무대로 눈길을 끌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옥탑방 왕세자’로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유천은 자작곡 ‘그녀와 봄을 걷는다’와 김동률이 부른 발라드 ‘오래된 노래’를 열창했다. 이날 공연 티켓 가격은 전석 1만 500엔(약 12만 6000원)이며 모두 매진됐다.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사전 신청자가 30만명이 몰려 추첨을 통해 관객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일본의 113개 영화관에서 생중계됐다.
공연 전 기자회견에서 멤버들은 “다시 도쿄돔 무대에 서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다”면서 “확신할 수 없었던 저희의 미래를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중은 “요즘 일본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아 공백기 동안 잊혀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일본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유천은 “일본에서 법적인 문제가 해결됐다고 해 모든 벽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때마다 잘 헤쳐나갈 것”이라면서 “돈이나 인기에 더 욕심을 내기보다는 앞으로 가수로 오래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리에(29)는 “3년 전에도 이 자리에서 JYJ를 응원했다. JYJ를 향한 마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간절해졌고 함께 이뤄낸 값진 결과물이라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도쿄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