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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 유아인의 살벌한 한마디가 안방극장을 집어삼켰다.

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5회에서 유아인은 폭풍전야와 같은 이방원의 모습을 미묘하고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 유아인의 연기는 고요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살벌함이 감도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정도전(김명민 분)과 방석을 죽이겠다 결심하는 이방원의 엔딩은 그래서 더 소름 끼치는 강렬함을 선사했다.

이날 이방원은 정도전의 요동 정벌 계획을 알고, 깊은 상념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이방원을 괴롭힌 것은 명나라의 힘을 빌린 자신과 달리, 정도전은 직접 맞설 준비를 하고 있던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힘을 키운 이방원이었다. 그렇기에 정도전의 한 방은 이방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이어 이방원은 평소 하지 않았던 행동들로 의아함을 자아냈다. 정도전에게 한약을 지어 건네고, 세자에게 벼루를 선물하는 등 이방원의 행보는 의중을 알 수 없기에 더욱 이상했다. 또한 이방원은 사병 혁파를 선언한 정도전 앞에서도 예상과 달리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둘도 없는 수하 조영규(민성욱 분)의 죽음은 이방원의 결심을 굳히게 만들었다.

이방원의 이상한 행동들은 모두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 자신이 정도전과 세자를 죽일 수 있을지, 직접 얼굴을 보고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무휼(윤균상 분)에게 “방석이와 정도전을 죽여야겠다”고 말하는 유아인의 슬픈 미소는 이방원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이날 유아인은 극단의 감정을 오가며 열연을 펼쳤다. 조영규의 죽음을 알게 된 뒤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부터 자신의 결심을 무휼에게 전하는 모습까지, 숨소리조차 연기하는 듯한 유아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TV 속으로 빨려 들었다.

“죽여야겠다”는 강렬한 한 마디와 함께 이방원의 피의 전쟁이 예고됐다. 이에 왕자의 난 속에서 유아인이 또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BS ‘육룡’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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