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5일) 방송된 12화에서는 해준(권율 분)이 미모(장나라 분)와 이별했지만 아직 미모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술에 취한 해준은 미모라고 착각하고 연수(황선희)에게 전화를 걸었고 연수는 힘들어하는 해준을 걱정했다. 그리고 이러한 해준의 모습을 지켜보는 또 다른 사람 연미(김지안 분). 원치 않는 이별로 한껏 무너져버린 안타까운 해준의 모습은 두 사람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가슴 뭉클하게 만들었다.
해준은 세상이 끝난 듯한 헤어짐의 아픔과 괴로움 앞에서마저 자신보다 미모가 우선이었다. 연미가 미모에게 사고를 친 것을 알게 된 해준은 미모가 걱정돼 한달음에 찾아가지만 하필 미모가 수혁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야 만다. 고민 끝에 해준은 그녀의 그리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미국에 있는 수혁에게 결국 연락을 하기에 이른다. 자신을 저버린 여자의 사랑마저도 지켜주고 싶을 만큼 진심으로 그녀를 아끼고 사랑했던 해준. 이는 사랑 그 이상의 배려로 한 여자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었던 해준의 모습 그 자체였고, 그게 바로 해준의 사랑 방식이었던 것.
미국에서 돌아온 수혁은 해준을 찾아오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해준은 사과 대신 수혁이 자신의 감정에 좀더 솔직하게 털어놓기를 바라는 마음에 미모가 위험했던 날 자신을 불렀어야 했다며 수혁을 도발했다. 끝내 감정이 폭발한 수혁에게 해준은 과거 순수(진기주 분)를 좋아했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두 남자의 얽히고 설킨 삼각관계에 종지부를 찍었다. 자신을 향한 죄책감 때문에 선뜻 미모에게 다가설 수 없는 수혁이란 걸 너무나 알기에 해준은 오히려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음으로써 수혁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자 한 것. 수혁과 미모의 사랑을 위해 수혁이 용기를 낼 수 있게끔 또 한번 결단력 있게 행동한 것이다.
그간 해준은 미모와 자신 사이에 뒤늦게 끼어든 수혁과, 또 수혁에게 흔들리는 미모와의 사이에서 불안감과 분노, 야속함과 안타까움 등의 감정들을 애써 꾹꾹 누르며 곪아터질 정도로 속을 썩었다. 자신이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사랑하게 된 여자였고, 또 세상 가장 친한 친구였기에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고, 혼자서 아파하기만 해 보는 이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끝내 해준은 사랑하는 여자의 사랑을 지켜주고 소중한 친구와의 우정도 잃지 않는 길을 선택했고, 이렇듯 해준의 가슴 아픈 이별은 시청자들에게 한동안 긴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한편,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위해 그 사랑마저 지켜주려 하는 사랑 그 이상의 배려가 담긴 해준의 이별 모습이 가슴의 울림을 주는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은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