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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오에도 스타 시대가 활짝 열렸다.

좀처럼 모시기 어려운 주연급 스타들이 드라마. 영화에 ‘깜짝 출연’으로 팬 서비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SBS 드라마 ‘온에어’는 이서진. 김정은. 이효리 등 스타 카메오가 화제를 낳았다. 최근에는MBC 드라마 ‘파스타’와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KBS2 ‘추노’와 ‘공부의 신’. SBS ‘산부인과’ 등 방송 3사의 인기 드라마에 무게 있는 스타들이 특별 출연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런가 하면 하지원(‘색즉시공2’). 하정우(‘울학교 이티’ ‘평행이론’) 등도 제작진 및 지인의 출연 요청에 흔쾌히 한걸음에 달려갔다.
KBS 사회부 박대기 기자


◇드라마 카메오의 무한 진화. 스타들이 떠야 주목한다

최근 KBS 박대기 기자가 ‘공부의 신’에 출연하자 제작진은 ‘폭설 스타 박대기 기자 카메오 출연’이라며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나영은 영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 박영규는 ‘주유소 습격사건2’ 개봉을 각각 앞두고 영화 속 캐릭터와 비슷한 모습으로 ‘지붕뚫고 하이킥’에 특별 출연했다. KBS2 ‘천하무적 야구단’ 팀은 ‘추노’에 엑스트라로 나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스타 커플도 적극적이다. 류승범은 연인 공효진 주연의 ‘파스타’에. 김승우는 지난해 아내 김남주가 주연한 MBC ‘내조의 여왕’에 나왔다.

연기 겸업을 하는 아이돌 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우정 출연으로 작품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공부의 신’은 지연을 위해 티아라의 다른 멤버가 죄다 출연했으며 유이가 출연한 SBS ‘미남이시네요’에서는 애프터스쿨이 힘을 보탰다. 다음달 방송 예정인 SBS 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에도 슈퍼주니어 최시원을 응원하려고 나머지 멤버가 깜짝 투입될 예정이다.

‘산부인과’의 이현직 PD는 “스타성과 친분도 중요하지만. 비중 있는 카메오는 연기력이 우선이다”며 “최근 ‘산부인과’에 출연한 현영. 박재훈의 경우 작품을 함께 해보지 않았지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진솔한 모습을 보고서 어울리겠다 판단해 캐스팅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계 카메오는 친분이 우선. 스타 감독들도 특별 출연

영화계에서 카메오는 친분에 의한 것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전작을 함께했던 배우들이 “감독님 이번에는 왜 나 안 시켜줘요?”라며 농담섞인 한마디에 “카메오라도 한 번 하자”라며 출연이 성사되는 경우가 잦다. 또한. 보조 출연자의 공백을 현장 스태프가 즉석에서 메우거나 영화 제작자 혹은 감독들이 자신의 작품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종종 있다. 이준익 감독이 ‘라디오 스타’. 장진 감독은 ‘킬러들의 수다’와 ‘아는 여자’. 최동훈 감독은 ‘범죄의 구성’에 각각 출연한 바 있다.

이밖에 꼭 맞는 캐릭터로 주위 배우들의 적극적인 추천을 통해 캐스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박해일은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한민 감독이 영화 ‘핸드폰’에 폭력성 짙은 카메오가 필요하다고 하자 김남길을 추천했다. 또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은 해설자로 출연한 조진웅과 친분이 없음에도 “유쾌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해설자에 조진웅이 어울린다”는 말에 믿고서 출연 제의를 했다.

◇출연료는 공짜 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카메오의 경우 출연료는 대개 성의를 표시를 하는 수준이지만. 무보수가 일반적이다. 물론 특별한 경우도 있다. 강우석 감독은 2006년 영화 ‘한반도’ 개봉 때 명성황후 역으로 카메오 출연한 강수연에게 높은 개런티를 지급했다. 이에 대해 강 감독은 “만족스러운 예우를 갖추고 싶었다. 톱 여배우가 기꺼이 출연을 약속한 데에 대한 고마움으로 어느 정도 성의표시를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드라마 PD와 영화 감독들은 “제작비 여건상 카메오에게 많은 개런티를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무리한 장면은 거의 찍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은 몇몇 스타가 수 백만원을 요구해 출연이 무산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카메오의 득과 실. 시선 모으기는 최고! 시청률은 그때 그때 달라요

초호화 카메오는 분명히 주목의 대상이지만. 자칫 극 흐름이 단절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캐릭터가 작품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면 아무리 톱스타라고 하더라도 작품이나 해당 스타 모두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 톱스타 출연이 곧 시청률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타이거JK. 정일우. 김범. 윤종신. 오상진 아나운서 등 잇따라 카메오를 등장시킨 ‘지붕뚫고 하이킥’의 김병욱 PD는 “작품을 함께한 인연으로 출연하게 되는데. 개인적인 의견보다는 제작부와 상의를 해 각각의 캐릭터와 극의 흐름에 연관성에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 카메오 출연소감 -KBS 박대기 기자

KBS 사회부 박대기 기자

지난 1월 초 폭설 때 인간 눈사람처럼 눈을 뒤집어쓴 채 뉴스를 보도해 화제를 모은 박대기 기자는 지난 8일 방송한 KBS2 ‘공부의 신’에 출연했다. 극 중 교무실 TV 속에서 ‘입찰 공무원 연루 혐의’를 보도하는 기자 역으로 나왔다.

박 기자는 “기자 역이라 부담은 없었고. 드라마를 돕는다고 생각했다”며 “조카들이 좋아하는 정도로 반응을 알 수 있었다”며 웃었다.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방송 직후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멋져요’. ‘자주 나와주세요’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박 기자는 “의미 있는 기사로 반응이 즉각적으로 왔어야 했는데. 본의 아니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며 “더욱 분발해 좋은 기사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초 폭설이 낳은 스타 ‘눈사람 박대기’라는 애칭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방송 이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었다’. ‘밖에 나가지 못했는데. 뉴스를 통해 당시 상황을 알 수 있었다’ 등의 댓글과 격려를 보고서 뉴스의 본질적인 부분이 전달된 것 같아서 뿌듯했었다”고 당시를 돌이키기도 했다.



♣ 카메오에 대한 감독의 생각

영화 ‘해운대’ 윤제균 감독

윤제균 감독은 매 작품 친분이 두터운 배우를 카메오로 출연시키기로 유명하다. ‘색즉시공 시즌2’에선 1편의 여주인공 하지원을 등장시켰고. 시나리오상 1편에서 여성스런 분위기가 강했던 이대학을 트렌스젠더가 되는 상황으로 연출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트렌스젠더가 되어 가슴을 쓸어내린 기억도 있다. 또한. ‘해운대’에선 동네 주민 중 한 사람 역할에 어머니를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다.

윤 감독은 카메오에 대해 “술자리에서 이뤄진다(웃음)”며 “전작에 같이 했던 배우들은 늘 한 식구처럼 지내니까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다가 출연 요청을 받아냈고. 출연료는 대부분 소주 한 잔이었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직접 출연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내 영화에는 쑥스러워서 출연을 못하겠더라. 나중에 (카메오 출연에 대한)정식 계약을 맺는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넉살을 부렸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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