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이효리가 4집 ‘치티치티 뱅뱅’의 히트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다. 2008년 발매된 3집 타이틀곡 ‘유고걸’이 각종 온라인차트에서 정상에 올랐고 3집 음반판매량 역시 5만장을 훌쩍 뛰어넘는 듯 대성공을 거둔 데 이은 연속 히트행진이다.
‘치티치티 뱅뱅’은 공개 후 각종 온라인차트 1위를 석권한데 이어 이 곡이 수록된 4집 음반 역시 판매량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음반 판매량 집계사이트인 한터차트 집계결과 21일 기준 일간차트 1위.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집계된 주간차트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연속 히트를 기록한 ‘유고걸’과 ‘치티치티 뱅뱅’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는 스타 작곡가로부터 곡을 받은 게 아니라 모두 신인작곡가를 발탁해 곡을 선택했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유고걸’을 만든 이트라이브는 지난해 소녀시대의 ‘지’의 대성공으로 이제는 유명작곡가가 됐지만 이효리에게 곡을 줄 당시에는 잠재력을 지닌 신인 작곡가에 불과했다. ‘치티치티 뱅뱅’을 만든 라이언 전 역시 가요계에서는 아직 이름이 생소한 신예작곡가다.
그렇다면 이효리는 왜 신인 작곡가들과의 작업을 즐길까?
이에 대해 이효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인작곡가들과의 작업을)의도하지는 않았다. 기존 작곡가들에게도 곡을 많이 받았지만 내가 원하는 곡 스타일이 아니었을 뿐이다. 곡이 좋아서 선택을 했는데 유독 신인 작곡가더라”라고 말했다.
‘강박관념’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새로운 음악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이효리에게 틀에 박힌 듯한 기존 작곡가의 곡보다 신인 작곡가들의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음악스타일이 마음에 들었으리라는 추측이다. 안전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있는 스타작곡가들의 곡 대신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신예 작곡가들의 노래를 과감하게 타이틀곡으로 발탁할 수 있는 것은 이효리가 그만큼 스타작곡가에 대한 ‘편애의식’을 갖지 않고 음악에 대해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 2집에서 휘말렸던 표절 시비의 악몽이 이효리로 하여금 이같은 마인드를 갖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효리는 1집 ‘텐 미닛’의 대성공 후 야심차게 2집을 발표했지만 당시 타이틀곡 ‘겟 차’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두 섬씽’과 유사하다는 표절논란에 휘말리면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이같은 고초를 겪으면서 새로운 음악 스타일을 선보이는 신예 작곡가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됐지 않았느냐는 관측이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