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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살던 이웃이 살인범이라는 소재가 새롭지는 않지만 여전히 충격적이다. 만화가 강풀의 웹툰이 원작인 ‘이웃사람’은 재개발을 앞둔 한 맨션에서 열흘 간격으로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이웃 사람들이 함께 대응에 나선다는 내용의 스릴러 영화다.

이 작품은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소재라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또한 만화를 원작으로 한 만큼 다양하고 개성 있는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의붓딸 여선(김새론)을 연쇄살인마의 손에 잃고 괴로워하는 경희(김윤진). 강산 맨션의 101동 202호에 사는 그녀는 사건 당일 여선을 데리러 가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죽은 여선이 집으로 걸어 들어오는 환영을 보며 두려움에 떤다. 아래층인 102호에 사는 남자 승혁(김성균)은 원양어선 선원으로 여선과 또래인 데다 닮기까지 한 소녀 수연(김새론)을 또 다른 희생양으로 노린다.

한편 이웃 사람들은 승혁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그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가방가게 주인 상영(임하룡)과 피자배달원 상윤(도지한)은 섣불리 신고하지 못하고,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게 된 경비원 종록(천호진) 역시 숨기고 싶은 비밀 때문에 나서지 못한다. 그 사이 302호에 사는 사채업자 혁모(마동석)가 엉뚱하게 범인으로 몰린다.

영화는 맨션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로 인접한 이웃들 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더한다. 두 번째 소녀의 죽음을 막기 위한 살인마와 이웃 사람의 대결이 긴박하게 펼쳐진다.

동명 원작이 몇해 전 여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웹툰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작품이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원작을 뛰어넘는 그 이상을 보여 주지는 못했다. 만화로 봤을 때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영화에서 입체적으로 그려지지 못해 다소 산만한 인상을 주고, 그들을 둘러싼 에피소드도 집중력 있게 통합되지 못했다. 원작을 재미있게 본 관객이라면 전체적인 만화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볼 만하지만, 그러지 않은 관객이라면 범인이 초반에 등장하는 데다 다소 맥빠지는 전개로 흥미를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워낙 탄탄한 원작이 있기 때문에 기본은 한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김성균을 비롯해 김윤진, 천호진, 마동석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은 영화의 미진한 부분을 매운다. 영화 ‘해운대’, ‘하모니’, ‘심야의 FM’, ‘7광구’ 등에 참여했던 김휘 작가의 감독 데뷔작이다. 22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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