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 SM엔터테인먼트의 엑소, JYP엔터테인먼트의 2PM은 이들 기획사의 간판 그룹으로 자존심이 걸린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승기는 빅뱅이 잡았다.
지난달부터 매월 1일 신곡을 발표 중인 빅뱅은 5월 신곡 ‘루저’(Loser)와 ‘배배’(Bae Bae)로 장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1일 발표한 ‘뱅뱅뱅’과 ‘위 라이크 투 파티’(WE LIKE 2 PARTY)도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 1·2위를 싹쓸이했다.
이틀 뒤인 3일에는 음원과 앨범에서 고루 강세인 ‘신흥 최강자’ 엑소가 등장한다.
중국인 세 멤버의 이탈로 9인조로 나선 엑소는 이날 타이틀곡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등 신곡 4곡을 포함한 2집의 리패키지 앨범을 발표한다. 이미 빅뱅이 1일 음원 공개를 예고했던 터라 이틀 뒤 앨범 발표는 맞불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는 15일에는 2PM이 멤버들의 자작곡이 담긴 정규 5집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9월 4집 ‘미친 거 아니야?’ 이후 9개월 만의 컴백이다.
애초 2PM은 1일 5집을 낼 예정이었지만 뮤직비디오 촬영에 차질이 빚어져 일정을 미뤄 빅뱅과의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 엑소, 빅뱅의 파죽지세 상승세 뚫을까
관전포인트는 10년 차에도 건재한 빅뱅의 거센 기세를 4년차인 엑소가 따라잡을까다.
그간 빅뱅이 음원, 엑소가 앨범 강자로 분류됐지만 최근 엑소가 음원차트에서 상승세를 보였고, 두 팀 모두 여름에 어울리는 밝은 에너지의 곡으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에서 주목할 대결이다.
물론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빅뱅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5월 신곡에서 감성적인 멜로디를 내세웠다면 이번엔 강렬한 비트와 전자 사운드의 ‘뱅뱅뱅’, 경쾌한 리듬의 ‘위 라이크 투 파티’로 변화를 줬다.
빅뱅이 5월 차트를 점령한 데 이어 이번에도 예상대로 차트 독식에 나선만큼 엑소가 이들의 파죽지세 상승세를 뚫어야 하는 형국이다.
엑소 역시 펑키한 리듬의 밝은 댄스곡인 타이틀곡 ‘러브 미 라이트’와 개코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트렌디한 사운드의 ‘텐더 러브’(TENDER LOVE) 등의 신곡을 선보인다.
한 아이돌 그룹 기획사 홍보이사는 “빅뱅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와 개성 강한 이미지 덕에 여느 아이돌 그룹보다 ‘한 수 위’란 평가를 얻고 있다”며 “10~20대 팬을 기반으로 한 엑소가 대적하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결 구도로 인해 두 팬덤 간의 신경전이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엑소는 앨범으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저력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중국 기반의 팬덤 규모가 커 팬들이 총력전을 펼친다면 결과는 예측불허다.
◇ 2PM, 변수는 걸그룹 소녀시대·씨스타?
2PM은 이들의 격돌 뒤 시간 차를 두고 경쟁에 가세한다는 점에서 자생력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들이 지난 2~3년간 해외 투어에 치중하며 국내 음원차트 성적이 저조했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낸 4집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한 것도 국내 시장을 비운 사이 후배 그룹들이 치고 올라온 환경 변화가 한몫했다.
그러나 한동안 실적 부진으로 하락세를 보인 JYP가 지난해 4년 만에 영업 이익이 흑자 전환을 했고 미쓰에이, 박진영의 신곡 결과가 좋았다는 점에서 2PM도 상승 기류를 탈 가능성이 충분하다.
대신 2PM의 가장 큰 변수는 대형 걸그룹이 될 수도 있다. 비슷한 시기 소녀시대와 씨스타가 새 앨범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소녀시대는 당초 15일로 발매 일정을 계획했으나 뮤직비디오 촬영 일정이 늦춰지며 출시일을 확정 짓지 못했다. 씨스타도 이달 말 발매를 목표로 작업이 한창이다.
소녀시대는 지난 4월 일본 싱글의 한국어 버전을 냈지만 새 앨범은 지난해 2월 ‘미스터 미스터’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또 지난해 9월 멤버 제시카 탈퇴 후 국내에서 8인조로 처음 선보이는 앨범이란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씨스타 역시 지금껏 선보인 앨범 대부분이 차트 정상을 석권하며 음원 파괴력을 자랑했다.
2PM에겐 두 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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