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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원조 요정’ S.E.S(바다, 유진, 슈)는 가슴이 벅차고 감동적이라며 행복감을 갖추지 못했다.
그 사이 두 멤버(유진·슈)는 아이 엄마가 됐지만 예전처럼 화려한 머리 염색에 반짝이 의상을 입고서 “이런 날을 꿈꿨다”고 상기된 표정이었다.
30일 오후 6시 서울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데뷔 20주년 콘서트 ‘리멤버, 더 데이’(Remember, the day)를 열기 전 기자회견에서다.
1997년 데뷔해 2002년 공식 해체한 S.E.S는 내년 20주년을 앞두고 14년 만에 재결성했다. 이들은 20주년 프로젝트로 16년 만의 콘서트와 내달 2일 발표할 20주년 스페셜 앨범 ‘리멤버’를 준비했다.
셋은 오랜만에 함께 작업하면서 그저 즐겁고 행복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진은 “예전에는 ‘사람들이 좋아할까, 더 잘해야지’란 부담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부담감이 제로였다”며 “앨범이 나온다는 것 자체를 팬들이 반겨줄 거라 생각해 정말 즐기면서 녹음했다. 5년간 활동할 때 느끼지 못한 걸 짧은 준비 기간에 느끼기도 했다. 우리 목소리가 잘 어울려서 하모니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더라. S.E.S를 성찰하는 기간이었다”고 웃었다.
“‘우리가 각자 다른 빛을 가진 보석인데 합체하니 가장 빛난다’는 걸 확실히 느꼈어요. 제 존재감에 몰두하니 엄마란 사실을 순간순간 잊더라고요. 하하.”(슈)
바다는 “아기가 있는 슈와 유진이 두세 배로 애썼다”며 “새벽까지 연습하고 귀가해 다시 영상을 보며 안무를 익혔다. 두 사람의 성실함이 대단했고 팀워크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팀 해체 이후에도 꾸준히 만나왔기에 재결합은 꾸준히 논의된 것이었다고 떠올렸다. 셋이서 8년간 ‘그린하트’ 바자회를 열며 인연을 이어가 억지스럽지 않은 타이밍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S.E.S를 만든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을 찾아가 논의하자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슈는 “이수만 선생님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6시간 동안 수다를 떨었다”며 “역시 딸이 좋다고 하시더라. 그날 만찬은 잊지 못할 것 같다. 선생님이 앨범 작업 처음부터 끝까지 신경 써주셔서 마치 집에 돌아간 것처럼 낯설지 않고 마음이 편했다”고 말했다.
바다는 새 앨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울컥하기도 했다.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인 ‘한 폭의 그림’과 ‘리멤버’를 비롯해 ‘마이 레인보우’, ‘캔디 레인’, ‘버스데이’ 등이 담겼다. 1989년 이수만이 발표한 ‘그대로부터 세상 빛은 시작되고’도 알앤비(R&B) 발라드로 재해석해 수록했다.
바다는 “1990년대를 함께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며 “가사에 스토리가 담겨 추억을 공유할 곡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공연에서는 신곡은 물론 ‘아임 유어 걸’과 ‘드림스 컴 트루’, ‘너를 사랑해’, ‘저스트 어 필링’, ‘러브’ 등 1990년대 히트곡을 아울러 들려준다.
멤버들은 이번 공연과 앨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며 “앞으로는 ‘바자 콘서트’를 2~3년에 한 번씩 열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응원해준 가족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슈는 “아이들이 엄마가 노란색 머리로 염색하자 ‘예쁘다’고 해줬다”며 “S.E.S 때는 나의 엄마가 있었지만 이제 내가 엄마가 돼 아이들의 응원을 받으니 기분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