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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 모델 한느 가비 오딜르(30)가 좀처럼 털어놓기 어려운 비밀을 공개했다.

벨기에 출신으로 패션 브랜드 ‘말버리’의 광고에 등장해 낯이 익은 오딜르는 미국 일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태어날 때 남성과 여성의 성징을 모두 갖고 있었다며 자신이 이처럼 비밀을 털어놓는 것이 금기를 깨는 데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내 아이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XY염색체들을 여자 아이들이 갖고 태어나게 만드는 안드로겐 불감성 증후군(androgen insensitivity syndrome, AIS)을 갖고 태어났으며 ‘인터섹스’였다고 털어놓았다. 몸 속에 있는 남성의 성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사의 권유를 받고 10세 때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18세 때는 여성 성기를 복원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24일 오딜르의 인터뷰를 전한 영국 BBC는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이처럼 ‘인터섹스’로 태어난 이들이 세계 인구의 1.7%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소개했다. 오딜르는 “당장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기를 깨는 것”이라며 “나이로나 시절로나 지금 이 순간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할 완벽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성기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소년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고 뭔가 잘못 됐음을 알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런 일련의 과정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다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쓸데없는 수술을 강요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이를 공론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터섹스’로 태어난다는 것은 사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고 강조한 뒤 “처음부터 그들이 그렇게 솔직했더라면 자신이 한 일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편이며 역시 모델인 존 스위어텍은 아내가 이렇게 비밀을 털어놓은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한느와 그의 가족(과 많은 다른 이들)에게 주어진 정보와 선택의 기회는 부족했지만 스스로의 몸에 대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를 인터섹스 어린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그들을 옹호하겠다는 그녀의 결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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