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5%(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넘기며 지상파를 제압한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에서 율(도경수 분)과 홍심(남지현)의 든든한 큐피드가 된 끝녀로 분했던 배우 이민지(30)는 이렇게 말했다.
31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동화 같은 이야기나 영상도 그렇지만 사극이라는 장르여서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고, 전개가 막힘없이 술술 풀리는 것도 사랑받은 요인인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드라마가 100% 사전제작이라 시청자의 반응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 없는 것이 좀 걱정됐어요. 4월에 대본 리딩을 하고 거의 5개월 가까이 찍은 거죠. 지방 촬영을 많이 하다 보니 배우들과 숙박을 같이 했고 정이 많이 들었어요. 찍은 것에 비교해서는 너무 빨리 끝난 느낌이기도 해요.”
구돌(김기두)-끝녀 커플은 율-홍심 커플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민지는 “끝녀 캐릭터는 가장 친한 친구인 홍심의 남편을 팬의 마음으로 좋아하는데 그게 자칫 잘못 표현하면 얄미워 보일 수도 있겠다 걱정이 돼서 그 부분에 신경 썼다”며 “구돌과도 귀여워 보였으면 했는데 오빠(김기두)가 많이 이끌어줬다. 따귀를 맞는 것도 경수와 기두 오빠가 제안한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임신까지 할 줄은 정말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각설이 타령 분장을 한 것을 꼽았고, 재밌었던 화면 밖 에피소드로는 시청률 10% 돌파 공약 실천으로 엑소(도경수 소속 그룹)의 ‘으르렁’ 댄스를 선보인 것을 꼽았다.
“각설이 타령할 때 힘을 줘서 했어요. 분장도 배우들 아이디어가 많았고요. 정말 재밌는 장면이었어요. PD님도 ‘컷’을 안 하고 계속 봐주시더라고요. (웃음) ‘으르렁’ 댄스는 아이돌의 힘든 생활을 느낄 수 있었죠. 엑소 콘서트에도 갔는데, 경수가 무대에서는 또 그렇게 다르더라고요. ‘위엄’이 느껴졌어요.”
그는 이어 “송주현과 정말 정이 많이 들었다. 특히 지현이는 나이 차이가 좀 있지만 오래 활동해서인지 오히려 저보다 언니 같은 느낌도 있었고,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2009년 영화 ‘이십일세기 십구세’로 데뷔한 이민지는 독립영화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유명했다. ‘꿈의 제인’으로 들꽃영화상과 삿포로 국제단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그러다 2015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미옥으로 사랑받았으며 최근 상업영화와 드라마에도 자주 얼굴을 비춘다.
스스로 “외모 때문에 지금 정도 비중이 딱 좋다”면서도 “‘병맛 로코’라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밝은 역할을 한 적이 없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정반대 역할을 많이 하다 보니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어 좋아요. 부모님께서도 영화는 많이 못 보셨는데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내주세요. (웃음) ‘끝녀는 왜 이렇게 못생겼냐’ 하시면서도 주변에서 많이 알아봐 주셔서인지 기뻐하시죠. 앞으로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찾아뵐게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