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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기 강사, 현대 작품을 조선시대 작품으로 소개

OtvN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장승업의 ‘군마도’와 ‘파초’ 등의 그림을 잘못 소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어쩌다 어른’은 역사, 미술, 사회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로 채워지는 특강쇼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34회 ‘어른들의 인문학, 조선 미술을 만나다’에서는 스타 강사 최진기 씨가 조선 미술에 대해 강의하면서 오원 장승업의 ‘군마도’와 ‘파초’ 등을 소개했는데 방송 화면에 나온 두 그림이 모두 다른 작가의 작품으로 확인됐다.

미술사가 황정수 씨는 지난 7일 한국미술정보개발원이 운영하는 ‘스마트K’에 올린 ‘tvN 미술 강의로 본 인문학 열풍의 그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최진기씨가 소개한 장승업의 군마도에 대해 “장승업의 그림이 아니다. 서울 어느 대학을 퇴직해 아직도 생존해있는 이모 교수의 그림”이라며 “제법 인기 있는 방송사에서 하는 강의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 어안이 벙벙했다”고 썼다.

그는 또 최씨가 장승업이 그린 ‘파초’라고 소개한 그림 또한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없으나 영화의 소품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고, 어몽룡의 ‘월매도’로 소개된 작품은 어몽룡의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해 ‘전(傳) 어몽룡 작’으로 소개되는 작품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어 “인문학 강의는 홈쇼핑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것하고는 다르다”며 “이 방송을 보고 조선시대의 미술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사람들의 ‘새로운 지식’은 이제 어찌해야 하나”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홍보 관계자는 8일 “최진기 강사와 그 팀이 자료를 준비하고 큐레이터, 고미술품 전문가, 미술전공자 등이 내용을 확인한 뒤 제작진이 사전 점검까지 했는데 오류를 놓쳤다”며 “더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다수의 미술 전문가들이 방송에 나온 ‘군마도’를 장승업의 작품으로 소개하고 있어 진위를 의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제작진은 논란 이후 확인해 본 결과 장승업이 그린 ‘군마도’는 존재만 알려졌을 뿐 개인 소장품이어서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OtvN 측은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회차의 다시보기는 삭제된 상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앞으로 강의 콘텐츠에 대한 검증을 더욱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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