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타운’은 지난 22일 첫 방송한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1999년 한 도시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형사와 납치된 조카를 찾는 여성이 테러범에게 맞서 비밀을 파헤치는 내용이다. 유재명, 한예리, 엄태구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하고, ‘비밀의 숲2’의 박현석 PD가 연출해 주목받았다. 작가 이름은 ‘주진’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조 감독의 필명임이 확인돼 문제가 불거졌다.
그러나 3년 만에 조 감독은 이름을 바꿔 드라마 작가로 복귀했다. 논란이 일자 조 감독은 지난 28일 제작사를 통해 “제 과오로 인해 고통받은 분과 영화계 동료들, 지금 방영 중인 작품의 시청자들께도 정말 죄송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는 “당시에도 지금도 그 일을 부정하거나 숨기려고 하는 의도는 없었고 그 마음은 변치 않았다. 여전히 끊임없이 되뇌고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편성 확정 후 촬영이 임박한 상태에서 논란을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품을 접을 경우 관계자들의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은 “그럼에도 프로젝트 착수 전 체크나 인지 이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면서 “향후 작품 기획에서 여러 관점에서 꼼꼼히 체크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작사는 현재 방송 및 VOD 크레디트에서 작가 이름을 모두 삭제한 상태다. 다만, 남은 회차는 정상 방영하기로 했다.
최근 성범죄에 연루됐던 예술인들이 속속 복귀하는 가운데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배우 오달수가 출연했던 영화가 개봉한 데 이어, 2016년 성매매 혐의로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엄태웅도 4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조 감독이 자숙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 대중적 공감대가 없는 상태고, 제작사도 안일하게 대응한 면이 있다”면서 “‘미투’ 당시 가해자들에게 ‘이런 방식으로 복귀가 가능하겠다’는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