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SBS ‘지선씨네마인드2’에서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 대해 이지선 교수와 MC 장도연, 배우 배두나가 이야기를 나눴다.
장도연은 “영화에서는 2명의 용의자가 나오는데 실제로 사건 당시 조사 대상 용의자가 3000명이 넘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 당시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람이라며 제작진이 담아온 인터뷰를 소개했다.
인터뷰에 등장한 강남수씨는 “고향이 경기도 화성”이라면서 “방송국에서 이런 걸 취재한다고 친구들 앞 술자리에서 이야기하니깐 한 친구가 저한테 ‘야, 너는 그걸 다시 기억하고 싶냐, 나 같으면 생각하기도 싫겠다’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때는 35년 전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때였다.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강남수씨는 “혼자 부모님 가게를 보고 있는데 남자 두 분이 오더니 ‘네가 강남수냐’라고 물었다”면서 “맞다고 했더니 형사라고 했다”고 말했다.
형사들을 따라 동네 의원으로 가서 혈액검사를 한 뒤 자필 진술서를 쓰게 됐다는 강남수씨는 “사건 전후 3일간의 모든 행적을 10분 간격으로 쓰라고 했다. 어린 나이에 겁을 먹어서 도저히 기억이 안 나는데 형사는 옆에서 ‘안 쓰고 뭐해’라고 다그쳤다”고 전했다.
조서를 쓴 뒤에는 형사 앞에서 체모를 채취당했다.
강남수씨가 용의자로 지목된 건 피해자의 언니와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이었고 피해자의 집과 1.4㎞ 정도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살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다행히 강남수씨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혈액형과 일치하지 않아 혐의를 벗게 됐다.
놀랍게도 강남수씨는 현재 형사로 일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27세 때 경찰관이 됐다”면서 “화성경찰서에 1년 만에 발령을 받아 9차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제가 조사했다”고 말했다.
이를 본 장도연은 “영화 같다”며 감탄했다.
강남수씨는 “‘살인의 추억’을 보면 두 가지 시점이 보인다”면서 “제가 용의자로 몰렸던 시점도 있고 담당 형사였던 시점도 있다. 영화를 보면 나를 표현한 영화인가라는 생각도 가끔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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