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일명 ‘잔혹동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출판사가 해당 잔혹동시가 수록된 동시집을 전량 회수 및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6일 ‘잔혹동시’가 수록된 동시집을 출간한 출판사 가문비는 “모든 항의와 질타를 겸허히 수용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시집 전량을 회수하고 가지고 있던 도서도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에 수록된 일부 작품이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었다.
특히 가장 논란이 된 작품은 ‘학원 가기 싫은 날’이다. 내용에는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등의 다소 폭력적인 표현이 포함됐다.
또 해당 작품에는 한 여자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의 옆에 앉아서 입가에 피를 묻히고 심장을 먹고 있는 삽화까지 그려져 있어 더욱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출판사의 발행인은 “성인 작가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쓴 시였다면 출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어린이가 자기의 이야기를 쓴 책이기 때문에 가감 없이 출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작가의 의도를 존중했으며, 예술로서 발표의 장이 확보돼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 출간 전 이 시에 대해 ‘독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지만 작가인 이양이 이를 매우 섭섭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잔혹동시’의 당사자 이 양의 어머니는 한 매체를 통해 “딸아이의 시가 사회적으로 잔혹성 논란을 일으켜 송구하다”고 사과했지만 “학원가기 싫은 날은 한국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려내, 작품성과 시적 예술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딸은 이전에도 많은 시를 썼으며, 다른 아름다운 시도 많은데 이 시만 가지고 논란이 불거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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