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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인기몰이 주역 송·중·기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바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이 남자, 송중기(25)가 아닐까. KBS 월화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여림 구용하 역으로 인기 몰이 중인 그는 가요 프로그램 MC는 물론 예능 프로까지 종횡무진하고 있다. 일주일 중 7일을 ‘풀가동’하는 통에 체중이 6㎏이나 빠졌다는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송중기


●깨방정 윙크·부채 윙크로 인기몰이…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

송중기의 얼굴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테이블에 바짝 다가앉으며 반짝반짝 눈을 빛내는 것이 팔색조 연기를 펼치는 구용하와 흡사했다. 우선 여자보다 더 예쁜 ‘미모’로 여심을 사로잡은 소감부터 물었다.

“에이, 제가 어떻게 여자보다 더 예쁘겠어요? 요즘엔 일단 시간이 나면 차에서 눈부터 붙이기 때문에 인기는 잘 실감 못하겠어요. 하지만 촬영장에는 확실히 팬들이 많이 몰리는 것 같아요. ”

‘성균관 스캔들’은 전남 나주와 영암, 경북 문경 등 주로 지방에서 촬영한다. 현장에는 송중기, 믹키유천(가랑 이선준), 유아인(걸오 문재신) 등 이른바 ‘잘금 4인방’을 보기 위한 인파로 넘쳐 난다. 중국, 일본 팬들까지 400~500명씩 몰려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한다고. 대작 틈바구니에서 고전이 예상됐지만, ‘성균관 스캔들’은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그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처음부터 단순한 트렌디 드라마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무조건 예쁘게 생긴 꽃미남들이 출연해 외모로만 어필해 관심을 끌었다는 이야기는 저희 배우들도 듣기 싫었고요. 잘 짜여진 구성과 개성 있는 연출이 우리 작품의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왼쪽부터 걸오 문재신(유아인), 가랑 이선준(믹키유천), 대물 김윤식(박민영), 여림 구용하(송중기).


●10년 절친 향한 절절한 마음 가슴에 숨긴 여색제왕

조선시대 성균관을 배경으로 점잖은 유생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에서 능글능글한 바람둥이에 형형색색 화려한 한복을 즐겨 입는 그의 캐릭터는 단연 돋보인다. 극중 김윤식(박민영)이 남장 여자임을 알고 난 뒤 이선준과 문재신의 삼각관계를 짓궂게 즐기는 듯싶지만 가슴 깊숙이 문재신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숨기고 있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한다.

“처음엔 여림 구용하의 캐릭터를 잡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여림이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고, 제가 지금까지 쌓아온 연기력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자신도 없었고요. 영화 ‘동방불패’의 리롄제와 ‘전우치’의 강동원,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보면서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고민 끝에 겉은 야들야들하지만 속으로는 무섭고 진지한 면도 있는 캐릭터로 정했죠.”

장안의 화제인 ‘구용하표 윙크’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윙크는 원래 대본에 없었어요. 제 애드리브였는데 반응이 의외로 너무 좋아서 깨방정 윙크, 진지할 때 하는 윙크, 두 눈으로 하는 윙크 등 다양하게 개발했죠.”

다시 고르라고 해도 구용하 역을 선택하고 싶다는 그는 촬영현장에선 믹키유천이 오히려 구용하 캐릭터에 가깝다고 귀띔했다. 장난기 많고 개그 욕심도 많아 촬영장에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 유아인은 말이 없고 순수해 실제 성격과 극 중 터프한 걸오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쇼트트랙 선수 출신… 조인성에게 배우 자세 배워

“원래 쇼트트랙 선수 출신입니다. 대학 졸업할 즈음에 방송사 시험을 준비했어요. PD나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죠. 연기는 그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흥미를 붙였어요. 그러다가 영화 ‘쌍화점’에 캐스팅되면서 연기를 알게 됐지요. 처음엔 ‘형님!’이라는 대사 한마디뿐이었는데 찍으면서 분량이 늘어났어요. 제겐 큰 작품이었죠.”

당시 주인공으로 출연했던 조인성이 막내 스태프들의 이름까지 다 외우는 것을 보고 배우로서 자질을 배웠다는 송중기. 영화 ‘마음이2’를 찍으면서는 애드리브도 충분히 계산된 연기라는 사실을 대선배 성동일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무명생활 2년은 좀 짧은 것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무명 시절이 짧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좀 더 천천히 올라가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 한번에 잘된 사람 치고 됨됨이가 바른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 오래 할 거라면 천천히 가고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연기 순발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20대답지 않게 ‘컴맹’이라는 그는 인터넷 상의 인기는 순간적으로 꺼질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좋은 활동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법 ‘의젓한’ 말을 했다. 그렇다면 ‘꽃선비’, ‘꽃도령’이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그에게 ‘예쁜’ 외모는 어떤 의미일까.

“남자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나와서인지 어려서는 예쁘게 생겼다는 말이 스트레스였어요. 물론 아주 가끔은 샤워를 마친 뒤에 스스로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하. 저는 실제로는 저지르는 것 좋아하는 남자다운 성격입니다. ‘꽃선비’라는 말이 좋기는 하지만 외모로만 승부하고 싶지는 않아요. 연기도 같이 가야죠.”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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