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보는 음악과 듣는 음악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멤버들은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서면 거의 10대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지만 저희 노래를 듣고 따뜻한 박수를 보낼 때 음악의 벽이 많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앨범의 제목인 ‘타임 포 러브’는 연인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각박한 시기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노래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았다. 장르도 뮤지컬 스타일의 ‘빛’, 보사노바풍의 ‘여인’을 비롯해 친형과 함께 작업한 전우성의 호소력 짙은 솔로 발라드곡 ‘만약에 말야’ 등 13곡의 신곡이 수록됐다. 특히 전우성은 ‘하지 못한 말’의 방송 컴백 무대에서 눈물을 글썽여 화제가 됐다.
“헤어진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사에 담은 곡입니다. 마지막 후렴구에 음의 옥타브가 내려가면서 말하듯이 노래하는 부분이 있는데 평소 몰입을 잘하는 편인 우성이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 같더라구요.”(이상곤)
옆에서 듣던 전우성은 “절대로 어떤 사연이 있거나 연기를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웃었다. 2002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비와 별과 함께 데뷔한 노을. ‘붙잡고도’, ‘청혼’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멤버들의 군입대로 5년간 잠정 해체 상태였던 이들은 지난해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컴백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에서 어느덧 30대의 관록 있는 보컬 그룹이 된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뭘까.
“물론 그때는 만들어지는 부분이 많았지만, 아이돌이라기보다 보컬 그룹의 느낌을 강조해서 소속사에서 저희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 준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삶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생각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사람도 발전했고, 저희의 음악에도 무게감이 실렸구요. 그때보다 지금이 더 음악을 더 즐길 수 있고, 감사하고 행복할 것도 더 많아진 것 같아요.”(나성호)
서로 별다른 약속 없이도 제대를 기다리며 함께 음악할 날을 기다렸다는 멤버들은 새달 22일 서울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리는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그동안 자신들을 지켜준 음악 세계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10년 동안 멤버가 빠지고 추가되는 그룹도 있지만 저희는 네 명의 목소리가 교체되지 않고 하나의 화음을 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한 명의 메인 보컬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뚜렷한 색깔을 골고루 보여준다는 점에도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 좀더 대중 친화적인 그룹으로 거듭나 40~50대가 될 때까지 함께 노래를 하고 싶어요. 음악은 저희에게 삶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