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섬진강변 시골 마을인 전남 곡성군 죽곡면 고치리. 귀농 5년차 이석기씨의 가족은 바람을 품고 있는 나무와 새소리 가득한 강변에서 행복동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집 앞으로 흐르는 계곡에서 즐기는 물놀이와 느티나무 아래 앉아 나눠 먹는 수박은 여름에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맑은 물줄기를 따라 경남 하동군 하동읍 하저구 마을을 찾았다. 마을 앞 섬진강에는 새벽부터 재첩 잡으러 나온 사람들로 붐빈다. ‘거랭이’로 모랫바닥을 살살 긁어내면 어느새 재첩이 한 바구니다. 잡아 온 재첩으로 국을 끓여 마당에 둘러앉으면 깨금발로 재첩 잡던 마을 사람들의 옛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제는 서리가 내린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빗어 올리며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오간다. 섬진강의 굽이쳤던 시간만큼이나 아득한 이야기들에 귀기울이면서 화사한 여름날의 동화를 완성한다. 저마다의 행복을 찾아 강변을 찾는 사람들. 한 여름날의 동화 속 섬진강을 따라 한적한 여름 강변으로 기행을 떠나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