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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관객 화제작부터 최신작까지 안방대전

명절, 텔레비전 영화 프로그램에서 청룽 또는 인디애나 존스가 빠지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고정 레퍼토리를 선보이던 명절 TV영화 얘기는 옛말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극장에 걸렸거나 작품성과 인기를 함께 갖춘, 꽤 괜찮은 작품들이 친절하게도 안방을 찾아온다. 방송 편성표에 미리미리 동그라미 쳐놓고 챙겨보자.
6일 밤 8시 45분 SBS에서 방송되는 영화 ‘관상’.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김혜수 등 출연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br>주피터 필름 제공


연휴 첫날인 6일 SBS에서는 913만명 관객을 동원해 1000만명 기록 턱밑까지 갔던 송강호·이정재·김혜수 주연의 ‘관상’을 밤 8시 45분 편성했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과거와 운명을 꿰뚫어보는 천재 관상쟁이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는 역모의 시도와 엇갈리며 겪는 풍파가 유장하게 펼쳐진다.

7일에는 KBS2의 ‘늑대소년’과 SBS의 ‘소원’이 준비됐다. 송중기와 박보영이 출연한 ‘늑대소년’은 야생에서 자란 소년이 문명을 접하고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원’은 성폭행을 당한 아홉살 소녀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다. 분노와 복수가 아니라 풋풋하고 감동적인 희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추석날인 8일 KBS2의 ‘전국노래자랑’은 낮 12시10분에 방송된다.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한 코미디로, 국민MC 송해의 진짜 전국노래자랑과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다. 차례를 지낸 뒤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앉아 보면 좋을 유쾌한 영화다. 한국형 재난영화의 전형을 만들어낸 MBC의 ‘감기’도 볼만하다.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분투하고 갈등한다. 국민을 업신여기는 못난 정치인들이 나오고, 국민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미국 전투기에 폭격 명령까지 내리는 멋진 대통령 역할의 차인표의 진지함이 관람 포인트다. 리샤오룽 팬이라면 KBS1의 ‘맹룡과강’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 EBS는 밤 10시 50분 ‘전우치’를 방송한다.

9일 KBS1는 ‘조조 황제의 반란’, KBS2는 ‘더 테러 라이브’, MBC는 ‘스파이’, EBS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준비했다. ‘좋은 놈’은 일제 식민지 시절 보물을 찾아 만주를 내달리는 세 명의 총잡이(송강호, 이병헌, 정우성)들을 그린 한국형 웨스턴 무비.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KBS2에서는 1200만명 관객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던 ‘7번방의 선물’이 찾아간다. ‘ SBS는 허영만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미스터고’를 방송한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적인 고릴라가 야구를 하면서 인간과 우정을 나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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