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드라마 삽입곡(OST)을 히트시킨 ‘OST의 여왕’은 가수 에일리였다.
국내 가요계에서 OST는 하나의 장르로 인식될 만큼 음원 차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라마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TV 드라마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를 모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단 차트에 안착하면 장기 집권을 하기 때문에 웬만한 신곡에도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는다. 특히 히트 드라마가 탄생할 경우 OST가 발표될 때마다 각종 음원 차트를 장악한다.
지난 3년 3개월 사이 최고 흥행한 OST는 2014년 성시경의 ‘너의 모든 순간’이며 2위는 지난해 오혁이 부른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의 ‘소녀’, 3위는 2015년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 수록된 로꼬·유주연의 ‘우연히 봄’이 차지했다. 4위는 이적이 부른 드라마 ‘응팔’의 ‘걱정말아요 그대’가, 5위는 2인조 밴드 어쿠스틱 콜라보의 ‘너무 보고 싶어’(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였다.
올해 1분기 OST 시장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과 ‘태양의 후예’가 양분하고 있다. 이적이 부른 ‘걱정말아요 그대’가 1위인 것을 비롯해 10위권에 ‘응팔’ 수록곡 6곡이 올랐고, ‘태양의 후예’가 4곡을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드라마 흥행이 OST 흥행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흥행과 별개로 노래의 힘으로 장기 집권한 경우도 적지 않다. 2015년 OST 종합 1위와 3위를 차지한 ‘우연히 봄’과 ‘너무 보고 싶어’가 대표적이다. 2013년 박효신이 부른 ‘It’s you’(‘미래의 선택’ OST)나 2014년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나 왜 이래’도 시청률과는 별개로 인기를 끌었다.
가수들에게도 OST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따로 홍보 활동을 하지 않아도 흥행하면 짭짤한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아이돌 가수부터 유명 가수까지 OST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인기 드라마의 경우 싱글 앨범을 여러 차례 나눠서 발표하는 방식이 대세다. ‘태양의 후예’는 윤미래, 엑소의 첸, 다비치, 거미, 케이윌, MC 더 맥스, 린 등이 부른 곡 등 9개의 싱글을 발표했다.
KT 뮤직 시너지 사업본부 이상협 본부장은 “드라마 흥행과 스타 가수가 결합해 시너지가 난 경우엔 드라마 부가 상품인 OST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차트에도 즉각 반영된다”면서 “드라마가 잊혀져도 그 노래의 감성과 음악성이 대중에게 계속 어필하기 때문에 장기간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