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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33·본명 박재상)에게 올해 5~6월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 이달 15일 싸이는 절친한 선배 김장훈과 함께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김장훈 싸이의 완타치’피날레 콘서트를 연다. 7만여 명의 관객과 함께하는 초대형 무대를 앞두고 벌써 마음이 설렌다. 그런가 하면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2010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 월드컵송 ‘울려줘 다시 한 번’을 일찌감치 발표했다. 월드컵 기간에 거리 응원 공연을 통해 팬들과 ‘6월의 감동’도 함께할 예정이라 어느 해보다 뜨거운 5~6월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가수 싸이


-‘김장훈과 싸이의 완타치’가 한 티켓판매사의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대성공을 거뒀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20개 도시를 돌며 25회를 공연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전국에 체육관이 있는 데는 다 돈 것 같아요. 장훈이 형과 함께 안 했다면 할 수 없는 공연이었죠. 장훈이 형은 가수뿐만 아니라 연출자. 공연기획자로 큰 역할을 했습니다. 150명에서 많게는 400여명에 달하는 스태프를 일사분란 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한 것은 형의 힘이었죠. 이런 형과 제가 전역 후 컴백공연을 했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편하게 무대에 설 수 있었어요.

-오는 15일 잠실에서 펼치는 피날레 공연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요.

최대 7만여 명이 함께할 겁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는데 번 돈을 다 쏟아붓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형이 공연을 앞두고 ‘목숨을 걸겠다’고 해서 좀 두려웠어요. 그런 격한 표현을 안 써도 공연 준비라면 온몸을 던지는 사람인데…. 공연 사상 전무후무한 그림이 나올 것으로 저도 기대됩니다. 형이 “경기장에 UFO를 띄워볼까?”. “대교를 놓아볼까?”라는 등 대단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형도. 저도 올림픽주경기장 공연은 처음이라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저희가 아이돌도 아니고 지금이 연말도 아닌데 7만 관객을 동원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어쨌든 이번 공연은 장훈이 형의 20년 가수 인생. 제 10년 가수 경력에 큰 이정표를 세우는 공연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 싸이에게 김장훈은 어떤 의미입니까.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전역을 하면서 꿈꿔왔던. 가장 영광스럽고 이상적인 컴백을 장훈이 형 때문에 하지 않았나 싶어요. 새 앨범을 내거나 예능 프로그램 활동으로도 컴백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전국 투어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나기를 꿈꿔왔거든요. 형 때문에 우아한 컴백을 할 수 있게 됐지요.

-월드컵송 ‘울려줘 다시 한 번’은 응원가로서는 조금 템포가 느리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월드컵 때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요.

우선 2006년 월드컵 때 발표한 ‘위 아 더 원’ 뮤직비디오에서 2010년 월드컵 남북공동진출의 스토리를 허구로 가정했었는데 그게 이번에 실제로 이뤄져 신기하고요. 이번 노래는 응원가로서는 이례적인 발라드인데요. 응원을 하기 위해서는 팬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노래가 필요하다고 봤어요. 응원의 동기부여를 위한 노래 같은 거죠. 실제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응원 공연을 할 때 제가 가장 인상깊게 본 무대가 바로 봄여름가을겨울 선배님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부르는 모습이었어요. 꼭 응원가가 빨라야 한다는 것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팬들은 월드컵 때 제 역할을 두 가지로 말씀하세요. 응원단장하고 나이트 DJ. 둘 다 마음에 드는 표현입니다. 사람들하고 함께 즐겁게 응원하고 싶어요.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습니다.

지금 쓴 곡이 50곡도 넘는데 아직 제가 원하는 곡이 안 나오고 있어요. 언제 나오느냐보다는 어떤 곡을 들고 나오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봐요. 제가 곡을 발표하는 스타일이 빠른 걸 먼저 하고 미디엄 템포를 내놓는 스타일이었는데 지금 미디엄 템포곡은 만들어 놓은 상태입니다. ‘낙원’ 이상이라고 생각되는 노래인데 사실 이 곡을 먼저 발표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컴백 후 첫 앨범 신곡은 싸이 스타일에 맞게 ‘달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어요. 오는 7~8월쯤에 선보이고 싶어요.

‘챔피언’ ‘위 아 더 원’보다는 데뷔곡인 ‘새’의 감성을 찾고 싶어요. 제 창작의 뿌리가 됐던 ‘싼티’ ‘해학’ ‘개김성’ 등이 풍기는 노래들이요. 팬들한테 한마디로 ‘골 때리는’ 감성을 전달할 수 있는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재입대했을 때의 심정을 듣고 싶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두 번 군대를 다녀온 건 아니고 훈련소를 두 번 다녀온 거죠. 그 얘기를 하기에는 제가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중요한 건 그 시간이 제가 작업을 하는데 피와 땀이 되는 시간이 됐다는 겁니다. 재입대했을 때 2~3일은 우울하기도 했죠. 하지만. 다시 즐겁게 마음먹고 잘 지냈습니다.

-스스로 몇 점짜리 남편이자 아빠로 평가하나요.

남편과 아빠로 모두 50점이요. 같이 있을 때는 정말 잘하는데 일 때문에 집에 자주 못 가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있을 때는 잘하지만. 함께하는 시간이 적으니까…. 전국 투어. 지방 행사들 하다 보니 그렇고. 보통 가수라는 직업 자체가 밤늦게 일하는데 익숙합니다. 아내와 가족에게서 상당한 배려를 받고 있는 거죠.

- 싸이에게는 소위 ‘날라리’. ‘악동’ 이미지 같은 게 있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그런 이미지를 버린 건가요.

자연스러운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어떤 컨셉트를 의도하기보다는 팬들의 시선이 중요한 거죠. 저를 아는 팬들의 반응은 다양할 겁니다. ‘날라리’. ‘양아치’로 보는 분들도 있겠고 ‘똘똘하다’. ‘영리하다’는 반응도 있겠고…. 모든 분이 저를 좋아하기를 원하진 않아요. 싫어하는 분들까지 설득해서 저를 좋아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는 거죠. 다만. 그냥 가감 없이 제 색깔을 고수하고픈 마음입니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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