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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TV 수목드라마 ‘부활’(김지우 극본· 박찬홍 연출)의 여주인공 한지민(23)이 MTV ‘대장금’ 이후 1년간의 공백 끝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왔다. 한지민은 극중에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서은하 역으로 지난주부터 안방을 찾아오고 있다. ‘대장금’에서 장금의 친구인 의녀 ‘신비’로 잘 알려진 그는 한없이 선하고 여리게만 보이는 첫인상과는 달리 인터뷰 내내 다양한 빛깔의 스펙트럼을 발산했다.

한지민<br>연합뉴스


◇노란 프리지아


한지민은 요즘 ‘부활’에서 청순하면서도 강한 외유내강형의 서은하에 푹 빠져 있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의 심은하를 거울로 삼아 자신만의 서은하를 만들어간다. 극중에서 자신을 추행한 포장마차 손님에게 파출소에서 주먹을 날린다던가 수영장에 빠진 무릉건설 회장딸 강신영(이연희)을 물에 뛰어들어 구하는 터프한 모습도 선보였다. ‘부활’의 제작발표회장에서 처음 본 한지민은 개나리색 상의를 걸친 앳된 얼굴과 가녀린 몸매가 한송이 프리지아꽃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인터뷰를 위해 다시 만난 자리에서는 어떤 질문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조리있게 표현하는 당찬 신세대였다. STV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의 아역을 맡아 자신을 어리게만 보는 주위의 시선을 ‘부활’을 통해 연기력으로 극복하겠단다. 그동안 연기자보다 CF모델로서의 이미지가 강해 ‘부활’은 자신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될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일 방송된 3부에서 극중 서하은 역의 엄태웅과 농도짙은 키스장면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빨간 장미

지난해 ‘대장금’으로 널리 얼굴을 알렸지만 영화 ‘청연’을 촬영하느라 공백기가 길었다. 그후 첫 작품인 ‘부활’에서 여주인공을 맡아 부담감보다 ‘기분좋은 긴장감’을 느끼고 있다. 극중 파트너이자 1인2역을 하는 엄태웅이 연기에 관한 조언을 많이 해주는데 특히 “자신을 믿으라”는 그의 말을 가슴깊이 새겼다. 소속사 선배인 채정안도 촬영장을 방문해 격려하는 등 평소 친언니처럼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빽’이란다.

지난 주 수영장에서 다이빙하는 장면이 방영됐는데 이 장면을 위해 소속사 식구들과 사이판으로 ‘다이빙 훈련’을 다녀왔고 국내 수영장에서 이틀을 연습해 새벽 3~4시까지 촬영했다. 다이빙이 서툴러 배부터 물에 닿는 일명 ‘배치기’로 온몸에 멍이 들었지만 대역없이 촬영을 마쳤다. 육체적으로 힘든 건 참을 수 있지만 감정이 제대로 표현 안되거나 연출자의 의도를 빨리 알아차리지 못할 때가 더욱 속상하다고 했다.

유약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활동적인 스포츠 마니아다.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고 울산현대 김정남 감독의 5촌 조카답게 2002한·일월드컵경기를 거의 다 봤고 경기장을 찾아가 응원한 적도 있다.

경쟁 상대인 MTV ‘내 이름은 김삼순’보다 시청률은 떨어졌지만 ‘부활’은 인생의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라 자부심을 갖고 촬영에 임한다. 대본이 무척 좋아 빨리 서은하를 만나고 싶어 촬영장으로 향할 때면 늘 가슴이 뛴다.

◇하얀 도화지

원색이 잘 어울리는 한지민은 자신을 색깔로 표현해 보라는 말에 주저없이 ‘흰색’이라고 답했다. 어떤 색깔과도 잘 어울리면서 자신의 속성을 잃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에게 연기는 일상생활처럼 편안하게 삶속에 묻어나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며 존경하는 연기자로 이영애를 꼽았다. 워낙 좋아했던 연기자인데 ‘대장금’에서 함께 연기하면서 연기력은 기본이고 촬영장에서 항상 웃으며 다른 사람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고 연기와 일상생활에서 닮고 싶은 연기자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지고지순한 역할을 맡았는데 기회가 닿는다면 악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자신에게 악한 면도 많다는 그의 얼굴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야누스적인 이미지가 풍겼다. ‘부활’에선 외유내강형의 서은하, 영화 ‘청연’에선 김주혁을 두고 장진영과 경쟁하는 당찬 이정희 역을 연기했는데 실제모습은 서은하와 더 닮았다고 말했다. 존경하는 연출자와 작가, 성격좋은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어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는 한지민은 어느새 서은하가 돼 있었다.

한지민은 누구인가

한지민은 하루 아침에 ‘뜬’ 신데렐라는 아니다.

고교 1학년 때인 98년 해태음료 ‘네버스탑’ CF로 데뷔했다. 소속사 대표의 제부가 한지민의 중학교 시절 체육교사였는데 그를 눈여겨보고 추천해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교 때는 취미삼아 잡지모델과 CF 및 뮤직비디오 촬영만 간간이 하며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대학에 진학하면서 연기를 시작했다. 2003년 MTV 수목드라마 ‘좋은 사람’에서 첫 주연을 맡아 신한균, 조한선 등과 함께 출연해 청순한 이미지를 굳혔다. ‘대장금’에서 의녀 ‘신비’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으나 지난해 영화 ‘청연’에 출연하느라 브라운관에서 공백기를 가졌다. 서울여대 사회사업과 4학년에 휴학 중인 그는 서울 흑석동에서 조부모와 함께 3대가 한집에서 생활하는 대가족에서 성장했다. 2녀 가운데 막내로 한지민 못지 않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언니 한상민씨는 현재 호주에 어학연수 중이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감정 신이 많아 몰입을 위해 음악을 듣기 시작해 요즘은 촬영 직전까지 항상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따라부른다. 주말 저녁이면 ‘구애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긴 하지만 처음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또래 연예인들과 함께 어울려 출연하는 건 부담스러워한다. 오히려 카메라 앞에 설 때가 더 편안하다는 타고난 ‘카메라 체질’.

조현정기자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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