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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가요계의 ‘맏형’다웠다. ‘선행가수’ 김장훈이 1년전 가요계에 한 약속을 그대로 지켰다.
김장훈


지난해 2월 열린 제18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공연문화상을 수상했던 그는 상을 받으면서 “내년 시상식에는 수상여부와 상관없이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대부분의 가요시상식이 상을 받는 가수들만 참석하는 모습이 연출된다. 상을 받는 ‘그들만의 잔치’처럼 보이기 쉽다”면서 “가요계의 선배로서 수상과는 상관없이 상을 받는 후배들을 축하해주고 멋진 공연을 펼쳐 관객들에게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했던 이 ‘약속’을 그는 1년이 흐른 뒤 그대로 지켰다. 3일 서울올림픽공원 내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제19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의 수상 부문 후보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하지만 전회 공연문화상 수상자의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 혼신의 열정을 다하는 무대로 이날 시상식을 반짝반짝 빛냈다.

카이스트의 오준호 박사가 김장훈만을 위해 고안한 특수 무대 장치 역시 등장했다. 그는 주로 자신의 이름이 걸린 콘서트에 이 장치를 사용해왔다. 이날 시상식 무대에 고스란히 이 장치를 옮겨온 것은 이례적이다. 무대 설치 비용만 수천만원이 소요되지만 시상식장을 찾은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최고의 공연을 선보이기 위해 기꺼이 자비를 털었다. 평소 “공연에 살고 죽겠다”면서 ‘공연둥이’를 자처해 온 그의 모습을 새삼 또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 3시간 동안의 시상식에서 그가 무대에 올랐던 시간은 8분 정도였지만 그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그의 모습에 팬들은 “역시 공연의 귀재답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공연을 마치고 흐르는 땀을 닦으며 무대를 내려온 그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시상식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또 “아이돌 그룹 등 어린 후배들 뿐만 아니라 드렁큰타이거. 바비킴 등 다양한 장르의 실력있는 가수들을 시상식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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