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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수가 9명의 조폭들과 ‘맞짱’을 떴다.

좌우 스트레이트 연타에 이은 훅. 그리고 피니시 블로인 어퍼컷에 이르기까지.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듯 중학교 2학년때부터 배워 온 권투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범수


지난 9일 새벽 서울 마곡동의 한 폐공장에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촬영에서다. 이강모(이범수)가 황정연(박진희)이 부철(김성오)이 이끄는 조폭들에게 납치되자 그를 구하기 위해 단신으로 조폭들의 소굴을 찾아가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한두명도 아니고 9명을 상대해야하는 장면이었지만 이범수는 짧게 리허설을 마치고 촬영에 돌입했다. 촬영도 NG없이 마무리해 스태프들의 아낌없는 찬사를 받았다.

다만 9명의 조폭에 둘러싸여 집단폭행을 당하는 장면에선 한 단역배우가 방향을 잘못잡아 이범수의 뒤통수를 강타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다행히 소품으로 사용된 야구방망이가 고무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심각한 부상을 입진 않았지만 현기증과 구토증세를 일으켜 스태프들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이범수는 잠시 휴식을 취한뒤 촬영을 속개하는 프로정신을 발휘했다.

새벽 찬공기에 스태프들이 모두 두터운 점퍼를 입었지만 ‘손에 땀나는 장면’을 촬영하느라 연신 부채로 더위를 식혀야 했던 이범수는 “자이언트의 이강모는 남성미가 넘치는 역이다. 전부터 단순한 ‘선’이 아닌 ‘행동하는’.‘힘을 보여주는’. 피끓는 선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강모가 딱 들어맞았다. 액션장면은 중학교 2학년때부터 권투를 했기 때문에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촬영중 야구방망이로 뒤통수를 맞았을 땐 깜짝 놀랐지만 부상을 입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가 자이언트를 촬영하면서 입은 부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공사장에서 인부들과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에선 상대방의 실수로 쇠파이프에 오른손이 맞아 엄지의 인대가 손상을 입어 한동안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했고. 바닥에 못이 있는 줄 모르고 액션장면을 소화하다 발바닥에 못이 박히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범수는 “액션장면에서는 서로가 조심해야 한다. 카메라워킹으로 많은 부분들이 처리되지만 한두명도 아닌 여러 명의 성인들이 싸움장면을 연출하면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배우는 항상 몸과 마음이 긴장돼 있어야 하고 촬영할 때는 완벽한 ‘집중’이 필요하다”며 생생한 경험이 어린 조언을 들려주었다.

그는 촬영이 끝나면 체육관으로 향한다. 촬영이 항상 새벽에 끝나는 터라 양해를 얻어 체육관의 열쇠를 가지고 다닌다. 새벽 1시.2시에 촬영이 끝나도 곧바로 집으로 향지 않고 체육관에서 2.3시간동안 운동을 한후 집으로 향한다.

철저한 운동과 함께 그를 버티게 만드는 것은 신혼의 아내가 정성껏 준비해준 녹용. 항상 그의 차 한켠에는 아내가 준비해준 녹용이 비치돼 있다.

촬영으로 신혼의 재미도 못 느끼는 아내에 대해 미안한 마음뿐이라는 이범수는 아내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드라마가 끝나면 오붓하게 둘만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여행가자. 언제나 너는 나의 대장이다!”

글·사진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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