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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주기냐. 굴복이냐?’

SBS ‘인기가요’측이 G-드래곤과 탑의 출연을 결정한 데 대해 가요계 관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SBS ‘인기가요’에 ‘의리’를 지킨 가요제작자들은 제쳐놓고 YG엔테테인먼트만 챙기는 게 아니냐는 서운함 때문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톱가들을 보유한 대형기획사만 봐주는거냐”“사실상 굴복 아니냐”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15일 음원을 공개한 G-드래곤과 탑은 19일 SBS ‘인기가요’에서 컴백 무대를 갖고 ‘하이하이’와 ‘오 예’등 2곡을 부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 가수 캐스팅은 방송사와 해당 프로그램의 고유권한. 그런데 두 사람의 무대가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는 SBS ‘인기가요’측이 보이고 있는 이중적 잣대 때문이다.

가요관계자들에 따르면 SBS ‘인기가요’는 케이블 엠넷의 시상식인 ‘2010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 참가하는 가수들에 대해 출연정지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인기가요’가 방송하는 당일 마카오에서 시상식이 열리면서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날 출연이 없었던 가수들에게까지 이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가요관계자들은 ‘슈퍼스타K’의 대성공 등으로 자극을 받은 SBS가 엠넷에 대해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 짐작했다. 또 아무리 엠넷이 승승장구한다해도 지상파 가요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수상 후보에 올라있던 다수의 가요제작자들은 엠넷을 포기하고 SBS를 선택했다. ‘혹시나 출연정지를 당하면 어떡하냐’. ‘그래도 SBS에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SBS ‘인기가요’로부터 2NE1의 컴백무대로 3곡. 총 11분을 할당받았던 YG는 ‘보란듯이’ 시상식에 참여했다. 가요관계자들은 ‘SBS가 YG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면서 다음에 YG소속 가수들이 컴백할때 ‘인기가요’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예의주시해온게 사실. 그런데 ‘인기가요’측이 다른 제작자들의 이런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G-드래곤과 탑의 컴백무대를 꾸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시상식을 포기했던 타 제작자들의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다.

SBS ‘인기가요’측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시상식 참여가수들에게 출연정지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공론화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연말 SBS ‘가요대전’도 있다. 시상식 참여가수들의 출연 제재를 가할 수는 없는 형편 아닌가”라고 말했다. ‘SBS의 말을 듣고 시상식에 불참한 다른 제작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가요대전’이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스탠스를 취하려고 하니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김상호기자 sangho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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