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의 유명 로펌 변호사인 레이첼(지니퍼 굿윈·왼쪽)과 디자이너 달시(케이트 허드슨·오른쪽)는 20년 지기다. 화려한 결혼식을 앞둔 화끈한 성격의 달시와 달리 초라한 싱글로 서른 살을 맞이하게 된 소심한 레이첼. 그녀는 자신의 생일파티 날, 술에 취해 실수로 법대 동기이자 달시의 약혼남인 덱스(콜린 이글스필드)와 하룻밤을 보낸다.
레이첼과 덱스는 법대 시절부터 서로에 대해 사랑을 키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지만 결혼식은 이미 코앞으로 닥친 상태다. 레이첼은 친구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진심을 고백하는 덱스를 멀리하려고 하지만, 조금씩 달시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한다.
식상한 소재에 대한 선입견만 갖지 않는다면, 영화는 볼 만하다. 대학 때 서로에 대한 마음을 미처 고백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된 레이첼과 덱스의 미묘한 심리 묘사가 우선 설득력이 있다. 결혼을 앞두고 벌어지는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는 끝까지 극에 적절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일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사랑과 20년 동안 쌓아온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레이첼, 결혼을 앞두고 혼란을 겪는 덱스의 미묘한 행동 등이 억지스럽지 않게 그려진다. 영화는 친구의 약혼자를 사랑했다는 자극적인 이야기보다는 다가온 사랑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찾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물론 극적인 계기 없이 다소 맥없이 풀려 버리는 결말은 영화의 단점이다. 평면적인 캐릭터도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각자의 캐릭터에 그리 모자람이 없다. 미국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케이트 허드슨은 거침없는 성격의 달시를 잘 표현했고, 지니퍼 굿윈도 사랑과 우정의 위기에서 고민하는 순정파 뉴요커에 잘 들어맞는다. ‘제2의 톰 크루즈’로 불리는 콜린 이글스필드는 할리우드의 신성답게 풋풋한 매력을 뽐낸다.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를 연출한 루크 그린필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연기파 배우 힐러리 스웽크가 제작자로 참여했다. 16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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