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BS TV ‘용팔이’에서 황 간호사 역을 맡아 ‘신 스틸러’로 활약하고 하차한 배해선(41)이 뮤지컬계에서는 유명한 스타라는 사실이 화제로 떠올랐다.
시청자로서는 낯선 얼굴이었지만, 배해선은 2000년 ‘페임’을 시작으로 ‘토요일밤의 열기’ ‘맘마미아’ ‘에비타’ ‘시카고’ ‘한여름밤의 꿈’ 등을 통해 뮤지컬계의 디바로 이름을 날렸다.
나이와 연기력으로 봐서 신인은 아니겠고, 으레 연극배우 정도로 생각했던 시청자들에게는 그가 뮤지컬계의 스타라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는 ‘용팔이’에서 몇 장면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주인공 한여진(김태희 분)에게 집착하는 황 간호사 역을 맡았던 그는 8회에서 비명횡사할 때까지 매회 잠깐씩 등장했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모습과 광기어린 연기를 통해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처럼 뮤지컬계 스타들이 잇달아 TV에 진출하며 시청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연극계에서 오래 활동하다 뒤늦게 TV나 영화에 출연하면서 빛을 본 연극배우들의 행로와는 또다른 길을 걷는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최근 10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기존 연극판이 아닌, 뮤지컬계로 데뷔해 인기를 얻은 후 TV로 진출하는 코스를 걷는 이들은 대부분 ‘젊은 피’를 자랑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TV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대표적인 뮤지컬 스타는 조정석이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조정석은 ‘헤드윅’, ‘그리스’, ‘내 마음의 풍금’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으로 뮤지컬계에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니는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공연계를 벗어나서는 ‘무명’이었던 그는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득이’로 시선을 끈 뒤, TV로 넘어와 MBC ‘더 킹 투 하츠’와 KBS ‘최고다 이순신’을 거쳐 이번에 tvN ‘오 나의 귀신님’을 통해 드라마 주연 배우로 확실히 올라섰다.
그는 영화에서도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관상’ ‘역린’ 등을 통해 부지런히 커리어를 쌓아올렸다.
시청률 20%를 넘나드는 SBS TV ‘용팔이’의 주원도 뮤지컬에서 발굴한 스타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이후 ‘그리스’와 ‘싱글즈’,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에 얼굴을 내밀면서 부상했고, 2010년 KBS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시청자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주원은 KBS ‘오작교 형제들’과 ‘각시탈’, MBC ‘7급 공무원’, KBS ‘굿닥터’ 등을 거치며 드라마계 A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MBC TV 예능 ‘진짜 사나이’에서 남성미를 과시한 박건형도 뮤지컬계 빅 스타 출신이다.
2001년 뮤지컬 ‘더 플레이’로 데뷔한 그는 ‘조로’ ‘헤드윅’ ‘모차르트’ ‘웨딩싱어’ ‘삼총사’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고, 그 인기를 타고 드라마에 진출했다.
KBS ‘꽃 피는 봄이 오면’과 ‘바람의 나라’, JTBC ‘신드롬’, MBC ‘아이두 아이두’와 ‘불의 여신 정이’에서 활약한 그는 ‘진짜 사나이’로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 막을 내린 MBC TV ‘여자를 울려’의 주인공 송창의도 2002년 뮤지컬 ‘블루사이공’으로 데뷔했다.
이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사랑은 비를 타고’ ‘헤드윅’ ‘졸업’ ‘미녀는 괴로워’ ‘광화문 연가’ 등의 주연으로 활약한 송창의는 2007년 SBS ‘황금신부’의 주인공을 맡아 드라마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후 그는 MBC ‘이산’, SBS ‘신의 저울’과 ‘인생은 아름다워’, ‘세번 결혼하는 여자’, OCN ‘닥터 프로스트’에서 활약했다.
엄기준도 빼놓을 수 없다.
엄기준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그리스’ ‘헤드윅’ ‘김종욱 찾기’ ‘사랑은 비를 타고’ ‘삼총사’ ‘살인마 잭’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 수많은 뮤지컬에서 무대를 장악하는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그런 그도 TV로 진출하기 전에는 뮤지컬계에서만 유명했던 인물. 엄기준은 2007년 MBC ‘김치 치즈 스마일’을 시작으로 KBS ‘그들이 사는 세상’과 ‘드림하이’, SBS ‘유령’, KBS ‘골든크로스’와 ‘복면검사’에 부지런히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들 외에 SBS TV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조현병(정신분열병)을 앓는 여성과 결혼한 멋진 통기타 가수 역을 맡았던 이동하도 2009년 뮤지컬 ‘그리스’로 데뷔했다. 이후 ‘옥탑방 고양이’ ‘라카지’ ‘나쁜 자석’ ‘쓰릴미’ 등을 통해 뮤지컬 주연급으로 성장한 그는 현재 MBC TV 아침연속극 ‘이브의 사랑’에 출연 중이다.
또 SBS TV 월화극 ‘미세스캅’에서 제대로 비뚤어진 재벌 2세를 연기한 이강욱도 현재 뮤지컬 ‘무한동력’에 출연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