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여자 한복 입고 너무 어색해
“여자처럼 예쁘다” 응원에 위안도
“부조리 고발하는 기자 해보고파”
최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장동윤은 “팬들처럼 녹두를 떠나보내기 싫은 마음이 생겼다”며 지난 25일 종영한 KBS2 ‘조선로코- 녹두전’ 속 녹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족을 습격한 괴한의 배후를 밝히려 과부촌에 숨어든 녹두를 연기한 그는 여장하고 ‘김 과부’로 변신하는 한편 날렵한 액션 연기도 선보였다.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의 첫 투자작이기도 한 ‘녹두전’은 6~7%대 안정적인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잡았다. 특히 고운 여장 캐릭터와 상남자 매력을 오간 장동윤에게 시청자의 이목이 쏠렸다. 방영 전 포스터 공개 직후 영화 ‘왕의 남자’(2005) 이준기를 잇는 ‘예쁜 남자’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그는 촬영에 앞서 웨이트트레이닝 대신 필라테스, 현대무용 등으로 체력 관리를 하면서 녹두 캐릭터를 준비했다. “‘여자 목소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미디어에 흔히 비치는 여장남자의 과장된 행동이나 몸짓, 목소리를 피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장동윤은 “처음 여자 한복을 입었을 때 너무 어색하고 민망했다”면서 “친구들이 ‘못 보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가시나들’(MBC)에서 ‘짝꿍’이었던 김점금 할머니는 “여자처럼 어쩜 그렇게 예쁘게 나오느냐”며 전화로 응원했다고 한다. 방송 후에도 김 할머니와의 인연을 이어 가는 장동윤은 “올해 안에 한 번 더 찾아뵐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많은 경상도 청년 장동윤은 불의를 보면 못 참는다. 2016년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재학 중 편의점 강도 검거에 도움을 줘 경찰 표창을 받은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뉴스 인터뷰에 나온 뒤 소속사에서 연락을 했고, 이후 데뷔했다. 한양대 앞에서 하숙하던 시절 할머니들의 말은 무시한 채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를 버리고 가는 고등학생들을 잡아내 학년주임 선생님과 친해지기도 했다.
“한없이 감사한 작품”이라는 말로 ‘녹두전’을 표현한 장동윤은 “앞으로도 녹두처럼 노력으로 완성하는 캐릭터에 도전할 것 같다”고 했다.
“사회 어두운 곳을 따뜻하게 비추는 휴먼드라마 속 정의감 넘치는 변호사,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기자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