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본에서 일어났다. 지난달 30일 일본의 국민 개그맨인 시무라 겐이 코로나19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데 이어 일본 국민배우 오카에 구미코도 23일 코로나19에 의한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인 오카에는 지난 3일 발열 증상을 보였다. 발열즉시 검사를 했어야했는데 보건 당국이 검사를 안해주고 4일간 상태를 보자고만 했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결국 병이 악화돼 6일 앰블런스로 병원에 실려가 검사했지만 이미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도 오카에가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을 지켜 본 게 마지막 생전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의 남편 오와다 바쿠와 딸 역시 배우로 활동 중이다. 연이은 유명인의 사망 소식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공포심도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일본 방역 당국이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코로나 검사도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는 데 일반인들에 대한 검사는 더할 나위도 없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일본에서 뒤늦게 감염자가 급증한 것은 늑장 대응으로 일관한 정부가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에선 보건소와 대학병원 등에 선별 진료소를 설치해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경증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 격리하는 조치 등을 취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의료체계가 붕괴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워 코로나 검사와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굳이 경증자나 무증상자까지 모두 찾아내 코로나19 환자 수를 키울 필요는 없다’는 정부의 안이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일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8만 1825명으로 한국(53만 8775명)의 15% 수준이다. 도쿄도 의사회가 지난달 26일 작성해 일선 의사들에게 배포한 코로나19 검사대상 기준은 ‘37.5℃ 이상 발열’은 물론 ‘동맥혈 산소포화도(SPO2) 93% 이하’, ‘폐렴 증상’ 등 3가지가 제시돼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