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는 아이들을 병들게 한다. 따사로운 봄볕을 받으며 꽃이 핀 벌판에서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할 상황이다. 18일 오후 8시 50분에 방영되는 EBS ‘하나뿐인 지구: 반갑지 않은 공존, 2014 한반도’는 기후변화가 가져온 면역성 질환에 대해 살펴본다. 기온이 올라가고 공해물질이 많아질수록 꽃가루의 독성도 강해진다는 게 학계의 진단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천식 발생률이 2005년에 비해 1.5배까지 늘었다. 이제 미세먼지와 꽃가루 탓에 길거리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자주 맞닥뜨린다. 이미 7~8년 전부터 일본에선 황사 마스크와 꽃가루 알레르기 차단용 안경 등 기후변화 관련 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어떻게 적응해 가고 있을까.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의 25%가량을 건물이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까지 건축물의 온실 가스 배출을 3분의1 정도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25년부터는 건물을 반드시 ‘제로 에너지’로 지어야 한다. 유럽이 폭설과 한파로 몸서리치고, 아시아가 홍수와 폭염으로 보금자리를 잃는 극단적 기후가 계속된다면 인간은 더 이상 살 곳을 찾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제 대응이 아니라 적응”이라며 “반갑지 않지만 평화로운 공존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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