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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스스로 해봤음 직한 질문이다.
tvN이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가상으로 체험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내게 남은 48시간’을 준비했다. 예능가에서 좀처럼 다루지 않았던 죽음을 소재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연출을 맡은 전성호 PD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발표회에서 “죽음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적극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소재”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긍정적인 성격인데도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이 자주 있어요. 사람들이 터부시하는 죽음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고요.”
전 PD는 기준을 48시간으로 잡은 데 대해 “제작진에게는 물리적으로 긴 시간이지만 체험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라는 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미숙(56)과 방송인 탁재훈(48), 배우 박소담(25)이 마지막 삶의 순간을 체험했다. 이미숙과 탁재훈은 가수 성시경과 함께 프로그램 진행자인 죽음 배달부 역할도 맡았다.
이 프로그램의 관건은 출연자가 마지막 삶의 순간이라는 상황에 실제로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달려있다.
48시간 체험에 돌입하자마자 서러움이 밀려왔다고 고백한 이미숙은 “연기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계산할 수 없는 역할이었다”면서 “시청자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지, 내가 무엇을 보여줄지 그런 생각이나 계산은 못 했다”고 전했다.
탁재훈은 “처음에는 별것 아니라고 부정하다가 하루가 지나니 (죽음을 앞둔 듯한) 자기 최면에 걸린 느낌을 받았다”면서 “살짝 우울증도 왔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죽음을 배달한다’는 포맷이 사람들에게 24시간 전 사망통지서를 전달하는 남자의 이야기인 일본 만화 ‘이키가미’와 흡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만화를 알지 못한다는 전 PD는 ‘내일 종말이 와도 나는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스피노자 명언을 언급하면서 “우리 프로그램은 거기에 빚이 있는 것이고, (삶의 마지막을 다루는 콘텐츠는) 모두 거기서 파생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프로그램은 12부작으로 기획됐으며 이날 오후 11시에 첫 방송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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