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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케이블 수목드라마 같은 시간대에 정면 승부수

정색하기보다 경쾌하게 풀어낸 脫로맨스 소재로 공감대 확장

올가을 ‘태양의 후예’, ‘도깨비’를 잇는 화제작이 나올 수 있을까. 추석 연휴 직후 방송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새 드라마를 쏟아낸다. 진한 로맨스를 기대할 법도 하지만 보험사기 조사, 생계형 동거, 패키지여행 등 생활 밀착적인 소재로 공감대를 넓히고자 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우선 케이블 채널 tvN은 오는 9일부터 월화·수목 드라마의 시간대를 기존 오후 10시 50분에서 오후 9시 30분으로 앞당긴다. 그동안 지상파 드라마들과의 경쟁을 피해 심야나 금·토요일 등 틈새 시간대를 공략해 왔으나 이제 당당히 정면 승부에 나선다. 그만큼 드라마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석 연휴 이후 방송사들이 일제히 새 드라마를 선보인다. 갖가지 보험사기를 치밀하게 파헤치는 보험범죄 조사극 KBS2 ‘매드독’.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부문은 수목드라마다. KBS2TV는 11일 오후 10시 유지태 주연의 보험사기 조사극 ‘매드독’을 첫방송한다. ‘보험 범죄’라는 소재가 신선한데 역대 최저 시청률을 찍은 전작 ‘맨홀’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설의 미친개’라고 불리는 베테랑 보험조사팀장 최강우(유지태)가 인생을 뒤흔든 사건을 계기로 사설 보험 조사팀 ‘매드독’을 만들고, 별의별 보험 범죄를 추적하는 이야기이다. 현실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로 다른 계층의 세 여성이 모여 사회에 복수하는 이야기인 tvN ‘부암동 복수자들’.
경쟁 드라마로는 같은 날 시작하는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오후 9시 30분)이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웹툰 공모에서 장려상을 받은 ‘부암동 복수자 소셜클럽’을 각색한 드라마로, 공통점 없는 세 부류의 여성이 복수라는 목표 아래 모여 ‘복자클럽’을 결성하고 부조리한 현실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는 내용이다. 이요원이 재벌가 딸 김정혜, 라미란이 재래시장 생선장수 홍도희, 명세빈이 대학교수의 현모양처 이미숙을 맡았다. ‘매드독’보다 30분 일찍 시작해 시청자를 선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반기에도 청춘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가 강세다. 9일 전파를 타는 tvN 월화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오후 9시 30분)는 번듯한 직장과 집까지 갖췄지만, 대출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 남세희(이민기)와 집 한 채 얻는 일이 목표인 드라마 보조작가 윤지호(정소민)가 한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담았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집 문제가 화두인 대한민국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을 선택하는 두 청춘 남녀를 통해 결혼과 가족의 의미를 되짚는다. 14일 오후 9시 첫방송되는 토일드라마 ‘변혁의 사랑’(tvN)도 기대되는 로맨틱 코미디 청춘물이다. 갓 제대한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재벌 3세에서 백수로 전락한 변혁 역을, 상대 여성으로 강소라가 고학력·고스펙의 생계형 프리터족 백준 역을 맡았다. ‘또 오해영’(2016), ‘연애 말고 결혼’(2014)을 히트시킨 송현욱 PD가 연출을 맡았다.

예년에 비해 현실극이 많은 요즘 눈에 띄는 로맨스물로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있다.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하는 남자 검사가 등장하는 판타지물로 이종석, 수지가 주연을 맡았다. 지난달 27일 한발 앞서 시작해 1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리며 순항 중이다. 9일 시작하는 한예슬, 김지석 주연의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란 35살 동갑 친구의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다.
프랑스 패키지여행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로드 무비처럼 펼치는 JTBC ‘더 패키지’.
최근 새롭게 자리잡은 금토드라마에서는 13일 오후 11시 JTBC ‘더 패키지’와 KBS2 ‘고백부부’가 맞붙는다. ‘더 패키지’는 로드무비처럼 프랑스 파리, 몽생미셸, 옹플뢰르, 생말로, 도빌을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오는 8박 10일 패키지여행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여행 드라마’다. 프랑스로 유학 갔다가 가이드로 눌러앉은 윤소소(이연희), 여자친구와 싸운 뒤 혼자 패키지 투어에 나선 산마루(정용화), 그리고 같은 버스에 타게 된 가족, 친구, 연인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고백부부’는 KBS 예능국에서 메가폰을 쥐었다. 장나라, 손호준이 팍팍한 결혼 생활을 후회하며 20살 청춘으로 되돌아가는 30대 부부를 연기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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