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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윤세아가 모두의 워너비 맘으로 사랑받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 제작 HB엔터테인먼트, 드라마하우스, 총 20부작)에서 애틋한 모성애와 사랑스러움으로 안방에 힐링을 선사하는 엄마 노승혜(윤세아). 지난 14회 방송에서 딸 차세리(박유나)를 지키기 위해 남편 차민혁(김병철)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격하고 큰 지지를 받았다.

시험 성적으로 쌍둥이 아들 차서준(김동희)과 차기준(조병규)을 압박하는 남편 민혁에게서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선택한 승혜. 스터디 룸을 개조했고, 민혁이 한서진(염정아)과의 거래로 어렵게 구한 시험 예상문제를 친구들과 돌려봤다는 쌍둥이를 혼내는 대신, “경쟁은 자기 자신하고 하는 거지. 남하고 하는 경쟁은 사람을 외롭게 만들거든. 엄만 외롭지 않은 인생을 사는 게 성공이라 생각해”라며 다독였다. 하지만 집안의 자랑이었던 세리가 하버드생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승혜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후회와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으로 가슴 아픈 눈물을 흘려야 했다.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애들 잘 키우는 게 우선이지 싶어서 내 꿈은 다 포기하고 살아왔는데, 내 인생이 빈껍데기 같아요. 이렇게 허무할 수 없어요”라며 눈물을 흘린 승혜. “다 내 잘못이에요. 애초에 미국으로 보내지 말았어야 했어요. 쌍둥이 키우느라 정신없는데, 언니가 세리는 맡아주겠다고 하니까 일면 홀가분하더라고요. 열세 살 그 어린 것을 떼어놓고, 성적 잘 나온다고 좋아만 했어요”라며 세리의 거짓말을 자신의 탓이라 생각했다. 자식을 탓하기보단, 부모로서의 잘못을 인정한 것. 오열하는 승혜를 위로하던 이수임(이태란)과 진진희(오나라)의 눈시울까지 적신 이유 역시 승혜의 이런 진정성 때문이었다.

비밀을 알게 된 민혁의 분노 앞에서 터진 세리의 진짜 속내는 승혜의 모성애를 다시 끌어냈다. “그냥 차세리 가지곤 아빠가 만족을 못했잖아. 공부 잘하는 자식만 자식이라 생각들게 만들었잖아”라는 말에 민혁의 행동이 점점 거칠어지자 결국 “내 딸에게 손 대지마”라며 고함을 내지르고는 세리와 밖으로 나갔다. 자신을 무시하는 민혁의 타박에도 고상하고 우아하게 대처해왔던 승혜였지만,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엄마의 마음이 폭발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되는 걸 가장 무서워하는 민혁과 달리 승혜는 세리와 시간을 보내며 모녀 관계를 회복했다. 딸과 쇼핑을 하고,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 평범한 일상은 어릴 때부터 떨어져 있던 세리와 못해본 일이었다. 그리고 민혁의 화가 풀리지 않을 거라 걱정하는 세리에게 “왜 안 풀려, 자식인데. 아빠도 지금 괴로우시겠지만, 차차 아시게 될 거야. 너보다 엄마, 아빠 잘못이 더 크다는 거”라며 세리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엄마의 진심은 세리 스스로 눈물 어린 반성을 하게 했다.

승혜는 자식들의 잘못을 그저 감싸고도는 엄마가 아니었다. 남편의 막무가내 행동에서 자식들을 지켜내되 부모의 잘못을 먼저 반성할 줄 아는 엄마였다. 아이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받는지,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선 무엇이 우선시 돼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 때론 다정한 미소와 말로 아이들을 다독이고, 때론 잘못을 호되게 꾸짖으며, 이 시대에 필요한 모성애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승혜의 행동들은 그녀가 워너비 맘으로 떠오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다.

‘SKY 캐슬’, 매주 금,토요일 밤 11시 JTBC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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