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연기를 시작했나.
-오성수 고등학생 때부터 꿈이 배우였다. 연극영화과에 들어갔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군대에 갔다 와 7년을 방황했다. 술집에서 일을 하고, 택시를 몰았다.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러다 연기라는 게 내 삶을 온전히 바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2006년 ‘맨발의 기봉이’에서 단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김성오 처음에는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군대에서 인생에 모험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연극 무대 근처를 기웃거렸다. 그러다 우연히 오디션에 합격한 게 계기가 됐다.
-라미란 대학을 졸업하고 1995년에 연극 무대에서 시작했다. ‘이 얼굴에 무슨 영화야’ 생각하다가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에게 총을 만들어 주는 ‘오수희’ 역으로 영화를 시작했다. 운 좋게 그 뒤로 조금씩 얼굴이 알려졌다.
→쉽지 않은 길이었을 텐데.
-라미란 비인기종목 스포츠 선수 같다고 할까. 이름을 떨치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 없으면 굶고, 여기저기 빌붙고 그랬다. 힘들었지만 후회해 본 적은 없었다. 연기는 기본적으로 10년은 묵으면서 견뎌야 하는 것 같다. 다른 생각하지 않고 버티는 게 남는 거다.
-김성오 사는 건 누구나 힘들지 않나. 의사나 판사를 하려고 해도 10년 정도는 투자한다. ‘아저씨’의 ‘종석’ 역 이후에야 돈이 조금 들어왔지만 한 번도 우울한 인생을 산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르바이트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들과의 일상이 너무 즐거웠다. 불행하게 여긴다고 누가 돈 주는 것도 아니고(웃음).
-오성수 2009년에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는데 그때도 알려진 배우는 아니었다.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나,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1년 정도 방황했다.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래도 연기를 하는 이유는.
-라미란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달리 할 줄 아는 일이 없다. 다른 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정년이 없으니 나이 들면 나이 든 역할도 할 수 있고(웃음).
-오성수 발 디뎠으니 후회 없이 가는 데까지 가보고 싶다. 힘들지만 작은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톱스타’의 ‘조 실장’은 정말 인생을 건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성오 영화배우가 10만원만 버는 직업이었다면 시작하지 않았을 거다. 영화배우가 되면 부와 명예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내 목표는 정말 100억원 만들기다. 현금으로 모두 찾아서 방에서 돈 냄새 맡아 보고 싶다(웃음).
→맡고 싶은 배역이 있다면.
-라미란 격정 멜로, 치정 멜로(웃음). 멜로 연기하고 싶다고 하면 자꾸 오달수, 고창석이랑 하라고 하는데 젊은 배우들과 정극 연기를 하고 싶다.
-김성오 사람이 짜장면도 좋아하고 짬뽕도 좋아하지 않나. 어떤 성격이든, 직업군이든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잘하는 역할보다는 어려워서 못할 것 같은 역할에 도전하는 게 좋다.
-오성수 선택할 수 있는 복이 주어진다면 악역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기독교인인데 매일 ‘톱스타’ 현장에서 태식이를 괴롭히느라 마음고생이 심했다. 배우는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하니까.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는다면 수상 소감은.
-오성수 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힘들어도 잘 버티라고 응원해 준 분들에게 제일 먼저 감사하다고 할 것 같다.
-김성오 음…. “해냈다.”
-라미란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어휴 오래 기다렸네요. 이제야 이런 날이 오네요.”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