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는 등 겉으로 보기에는 ‘쿨’한 애정관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남들이 보지 않을 때는 괴로움에 눈물짓는 여자다. 재민의 회사를 찾아가 ‘우리 결혼하자. 네가 보기보다 괜찮은 놈이란 걸 알았거든’이라고 프로포즈하고, 곧바로 뒤돌아 가는 모습에서는 당당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옛 애인 인욱(소지섭)을 만나면 더없이 약해진다. 결국 재민과 인욱에게 모두 버림받게 되는 비련의 여인이다.
“처음에는 새 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하기가 참 어려웠어요. 제 자신이 캐릭터를 잘 이해하기 어려우니 항상 어색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몇 회 지나고 나니 독특한 여자로 살아가는 게 정말 재미있는 거 있죠. 요즘은 대본이 나오면 영주 대사를 보는 맛에 산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이 전개되면서 영주의 비중이 차츰 줄고 있다는 것이다. 재민-인욱-수정(하지원)의 삼각 애정구도가 굳어지면서 박예진은 극의 중심축에서 살짝 밀려난 듯하다. 오히려 수정의 친구 미희(신이)의 비중이 더 커졌다.
“아쉽죠. 그렇지만 어쩌겠어요. 원래 시작할 때부터 그런 캐릭터였는데. 비중은 적어도 연기로 모든 걸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조인성씨나 소지섭씨와 제대로 된 러브신 한번 못 찍고 차인다고 생각하니 좀 섭섭하네요.”
데뷔한 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 키스신 한번 제대로 해본 적 없다는 박예진은 앞으로 푼수기 넘치는 여대생 역을 연기해보고 싶단다.
“그렇게 안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 성격이 원래 발랄해요. 종종 바보 같아 보이기도 하는 여대생 역을 맡아보고 싶어요. 작품마다 공백은 길지 않게 하고 변신은 자주 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원정호기자 jhw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