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인기 예능프로그램 ‘세상을 바뀌는 퀴즈(이하 세바퀴)’가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1일 설특집으로 방송된 ‘세바퀴’의 방송내용 일부가 최근 동영상사이트 유투브 등에 오르면서, 방송내용을 놓고 “저급한 흑인비하”라는 성토와 “방송내용에 대한 오해”라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방송분은 개그우먼 이경실과 김지선이 ‘명절노래방’ 코너에서 선보인 흑인 분장. 두 사람은 국내유명만화 ‘아기공룡둘리’의 마이콜로 분해, 눈과 입술부분만 제외한채 얼굴을 검게 칠하고 곱슬머리를 정수리에 살풋 얹는 코믹한 분장을 하고 나왔다. 방송 당시만 해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이 내용이 최근 유투브에 오르면서 외국인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된 것.
아시아엔터테인먼트 웹진 아시안정키는 문제의 영상과 관련해 “누구도 재밌지 않은 퍼포먼스였다. MBC의 흑인비하는 악의라기보다는 차라리 무지다. 문제의 영상이 만화 캐릭터를 흉내낸 거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왜 그들은 농구 유니폼을 입고 금목걸이에 시계를 했을까”라면서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선 인종차별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부터 알아야 할 것같다”고 비난했다.
다수의 해외 네티즌들은 “(한국은) 인종차별에 대한 사회의식이 50년쯤 뒤쳐져있는 것같다”, “이걸 단지 인종차별에 대한 무지로 보긴 힘들 것같다. 온라인만 들어가도 전세계 문화를 접촉할 수 있지 않나. 누구든 피부색과 머리를 가지고 역겨운 유머를 해서는 안된다”라며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MBC는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 입장에서 공식사과를 전했다. ‘세바퀴’ 박현석 PD는 “만명의 사람을 웃겨도 한 명의 사람에게 불쾌함을 준다면 건강한 웃음이 아니지않겠나. 인종과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더욱 신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문제의 138회 방송분 다시보기 삭제를 비롯해 시청자게시판에 제작진 공식사과를 올릴 예정이다.
박효실기자 gag11@sportsseoul.com